을지로, 2019
을지로가 변하고 있다. 또는 사라지고 있다.
팽창을 위한 자본이 금번의 목표로 삼은 곳, 을지로
여기만큼 많은 것들이 뒤엉킨 공간이 서울에 또 있을까?
을지로 한켠의 골목이 사라지고, 대신 공사중임을 알리는 회색 차폐막이 올랐다.
몇년전 좁은 골목 사진을 찍으려 한 발 물러서 기대던 바랜 시멘트벽 대신, 이젠 기댈 수 없는 창백한 경계선이 둘러졌다.
이 골목의 주인장, 밀린 일감에 주말에도 일터를 찾은 장인들의 손은 분주했다.
잠시 감정을 섞은 외지인보다 오히려 더 태연하게 예정된 일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꺼내지 않았던 스피노자의 격언이 어울리던 오후이다.
또한, 복고풍에 취한 젊은 친구들이 소위 hip 하다는 바래고 을씨년한 을지로 골목의 한 구석 한 구석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변한다는 것, 사라진다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닐게다.
다만, 아쉬운 숨이 스며나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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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mm / 을지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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