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2015
...창덕궁...
내가 알고 있는 창덕궁은, 그저 창경궁과 연결되어 있는 궁궐이라는 것이다.
(너무 무식한 티를...)
창덕궁에는 '후원' 이 있다. 시크릿가든 같은 이곳은...
아무때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오전 10:00 부터 하루 14회의 입장만 허용하고 있다.
각회차마다 안내하는 언어가 다르고,
관람인원은 100명으로 제한된다.
그중 50명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나머지 50명은 09:00부터 열리는 매표소에서 선착순으로 매표를 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의 구수한 입담으로 꼭 가야겠다. 가야겠다. 다짐을 했지만
첫째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시점이 되어서야 가 볼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일찍 일어나, 09:00까지 매표소에 도착하였으나,
10:00에 시작하는 첫회차는 금새 매진이 되었고,
11:00에 시작하는 후원관람 티켓을 구매하였다.
09:10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대부분이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오직 한 곳이 문을 열었고,
이곳에서 조금 쉬었다가 창덕궁 관람을 시작하기로 했다.
외국여행객들이 사진촬영을 부탁하였고, 여행지에서 내가 배려받았던 것처럼 흔쾌히 응하였다.
아이들도 주목을 받는 것이 즐거운 눈치다.
밝은 해 덕에 무더운 가을이기는 했지만,
궁에 들어오니 바람이 솔솔 불어 금새 더위가 가셨다...
내딸이라고, 내 맘대로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자유의지가 강하다...
내가 사진을 만들기보다 아이들이 사진을 만든다...
둘도 어려운데, 셋 다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마냥 신났다...
슬슬 한복이 활동하기 쉽지 않은 옷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첫째는 그만 찍으라고, 흉기를 휘두르기도 한다...
포즈좀 잡아달라하면, 기대하는 아빠를 희롱하기도 하고...
아직 어린 둘째는 촬영에 잘 협조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첫째의 사진을 찍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래도 오늘은 한장 찍었다...
조금 쉬었다가...
11:00, 오늘의 정점인 '후원' 으로 진입...
집중해야한다...
안내원의 해설이 진행되고...
후원은 참 좋은 곳이었다. 9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한...
산책도중 매점과 화장실이 있는 곳은 딱 한 포인트이다...
오직 음료만, 다른 음식물은 반입이 안된다.
치마가 너무 끌려서 한쪽은 매듭을 지었다...
오, 셋 다 쳐다보았다...
아빠손도 잡았다가...
둘째의 체력은 한계에 달하고...
역시, 엄마가 최고지...
후원에서의 90분도 모두 지나갔고,
맑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언니, 빨리와~!!
"얘들아, 너희들도 한복이 얼마나 활동하기 힘든 옷인지 알겠지?"
"응, 아빠. 정말 덥고 힘들었어."
"그래, 그럼 다음부터는 한복 안 입을거지?"
"아니, 다음에도 꼭 한복을 입고 궁궐 올거야~!!"
아이들의 결론 도출과정은 참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다...
창덕궁 나들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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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 (typ240) / 50mm summilux-m, asph
M monochrom (typ246) / 28mm summicron-m, asph
/ 창덕궁,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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