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ante

'바르낙' 이라고 불리는 카메라들이 있다. 그러나 바르낙은 공식적인 카메라의 모델명이 아니다. 바르낙이라는 이름의 주인은 따로 있다. 라이카의 역사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 이름, 오스카 바르낙,

풍경사진 찍기를 좋아했던 그는 지병인 천식으로 인해, 그 시절 가장 대중적인 포맷이었던 대형(Large Format)카메라를 사용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35mm 영화용 필름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의 작은 카메라를 고안해 내었다. 그것이 바로 라이카 카메라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가 고안해 낸 36mm x 24mm 촬상면적은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도 통용되는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까다로운 그가 생각했던 원칙과 기준은 1.작고, 2.아름답고, 3.정교한 기계였음이 분명하다.

 






라이카를 쓰다보면 돌고 돌아 결국 바르낙으로 간다고 하던데, 도무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그 불편한 바르낙을 대체 왜? 대체 왜? 하던 나 역시 바르낙의 유저가 되어 있었다.

오, 바르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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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 Leica


1913년 오스카 바르낙은 최초로 영화용 35mm 필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카메라 'Ur-Leica' 를 제작한다. 이 'Ur-Leica' 는 역사상 총 3대만 생산이 되었다. 초호기와  삼호기는 베츨라에 있는 라이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호기는 소실되었다고 하며 그에 대한 자료 등은 전무하다. 소실된 이호기를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1918년경 제작된 삼호기는 렌즈없이 바디만 존재하며 다양한 셔터스피드를 지원하는 등 초호기와는 형태 및 기능 차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1970년대에 Ur-Leica 초호기를 본떠 500개만을 한정 생산한 Ur-Leica 복제품이 있다. 이것은 카메라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조형물에 가까운 기념품이다. 복제품의 상판에 각인되어 있는 'Nachbildung der Ur-Leica' 는 'replica of the original Leica' 즉 Ur Leica 의 복제품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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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0 (1923-1924)

31 cameras

처음 만들어진 7개의 모델은 Ur Leica 처럼 셔터에 self capping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와인딩을 할때는 반드시 렌즈캡을 씌워야만 했다. (처음에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되어서 Ur Leica 복원중이시던 김학원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셔터 슬릿 사이로 빛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렌즈캡으로 막고 와인딩을 한 후,


렌즈캡을 열고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사용방식은 Leica 0 후기형 이후 셔터막의 self capping 기능이 추가개선되면서 불필요한 작동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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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 : model A (1925-1936)

58735 cameras only BP

양산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35mm형 카메라 Leica I, 렌즈와 바디는 일체형이었으며 거리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거리계를 부착하여 사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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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 : model C (1930-1933)

10,226 cameras (2,995 non-standard + 7,231 standard)



Leica Standard : model E (1932-1950)

cameras (13,545 black + 13,680 chrome)


Leica II : model D (1932-1948)

cameras (37,000 black + 15,000 chrome)

 

최초로 거리계가 부착되었고, 35mm에서 135mm 까지의 표준화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카메라였다. 특이하게도 실버크롬보다 블랙페인트바디가 더 많이 생산되었던 카메라이다. 작고 간결한 디자인의 정점을 보여주는 Leica II, 다만 편의성에 있어서는 스트랩 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Leica III : model F (1933-1939)

cameras (27,000 black + 49,000 chrome)

 

Leica III 에 이르러 저속셔터 다이얼, 시도보정장치, 스트랩고리가 추가되었다. 비교적 상태가 좋은 블랙페인트의 개체수가 많은 편이라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바르낙 중 하나이다.


Leica IIIa : model G (1935-1950)

cameras (black 800, chrome 91,000)


시리얼이 20,000 부터 시작, IIIa 가 시장에 몸을 드러낸 1936년은 바로 오스카 바르낙이 사망한 해라고 한다. 오스카 바르낙의 유작 IIIa. 스티브 잡스가 남긴 아이폰 4S 같은 느낌이랄까? 주목할만한 특징이라면 IIIa 에 이르러서야 1/1000 의 셔터스피드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약 92,000대가 생산된 IIIa 중 블랙페인트는 약 800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IIIa BP body 는 매우 진귀한 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Leica IIIb (1937-1946)

cameras (30,850)


IIIb 에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뷰파인더와 거리계가 가까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그덕에 뷰파인더 쪽에 위치하던 시도조절계는 리와인드 크랭크쪽으로 이동했다. 거리계와 파인더가 근접해진 덕에 더 쾌속한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설계 변화의 영향인지 바디의 높이가 IIIa 보다 약 2mm 정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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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냐 단조냐 하는 방식을 따질 때, 장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기운에 환장을 하는 환자들은 대개 두들겨서 모양을 잡는 단조방식이 당연히 우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필자도 그러하였고, 빈티지 카메라에서 레트로로 갈 때까지 간 바르낙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특성상 단조방식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금속의 기계적 성질을 우수하게 해주는 단조방식이 카메라를 단단하게 해주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렇게 단단해진 카메라를 망치로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바르낙과 콘탁스중 어느 것이 더 단단한가?라는 잣대로 카메라를 선택하는 사람 역시 없을 것이다. 주조방식을 택한 라이카는 이전보다 효율적인 생산을 해낼 수 있었다. 상판과 렌즈 마운트 부위를 일체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간결하고 날렵하며 아름다운 외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Leica IIIc (1940-1951)

cameras (chrome 133,600)

바르낙 최초의 주조 바디 IIIc, 주조 생산 방식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수축때문에 이전의 단조바디보다 조금 크게 설계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신 생산효율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생산된 개체수가 가장 많은 바르낙 카메라 중 하나이다. 현재도 구하기 제일 쉬운 기종이고, 입문형으로 추천할만 하다. 롱런한 모델인 만큼, 후기형으로 갈수록 프레임구조나 셔터 구조등이 IIIf 와 유사해진다. 초기형의 IIIc 와 후기형의 IIIc 는 작동감에서도 차이가 난다.  


 


Leica Ic (1949-1951)

cameras (chrome 11,800)

 

단순히 I 이 붙었다고 해서 초창기 모델이 아니다. IIIc에서 파인더와 저속다이얼을 소거한 간결한 목측식 카메라이다. 아답터를 꼽으면 후옥이 길고 두꺼운 옛시절의 콘탁스 렌즈들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거리계가 있는 모델들은 거리계에 걸리기 때문에 장착이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바르낙 기종이다.




Leica IIId (1939-1947)

cameras (chrome 427)

IIIc 에 self timer 가 달린 모델이다. 8년간 427개만 생산되었으니, 가장 드문 바르낙 바디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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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f (1950-1956)

cameras (chrome 80,000)

Leica IIIf BD (Black Dial)


Leica IIIf RDST (Red Dial with Self Timer)

 

바르낙의 완성형으로 일컬어지는 IIIf, 중앙카메라 김학원 선생님이 가장 최고로 꼽으시는 바르낙이다.

Leica IIIf 에 대해서는 이전에 정리해놓은 글(Leica IIIf BD 1950-1953)이 있으니, 관심있다면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Leica If (1951-1956)

cameras (chrome 17,200)

Ic 같은 컨셉의 카메라이며, base 는 IIIf 기종이다. 전면의 플래시 싱크 단자로 인해 Ic 보다 좀 못생긴 형태를 하고 있다. 서터스피드는 1/500 이 한계이다.

 


Leica IIIg (1956-1960)

cameras (black 125, chrome 39,678)

바르낙 카메라 중 막내격인 IIIg 는 M3 보다 늦게 태어났다. 크고 밝은 파인더를 넣다 보니 덩치도 많이 커졌다. 바르낙 중 유일하게 미국식 셔터 다이얼(T,1,2,8,15,30,60,125,250,500,1000)을 가지고 있다. 크기로 인하여 IIIg를 쓰느니 M을 쓰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큰 인기는 없지만, M보다도 밝은 파인더와 특유의 부드러운 조작감으로 골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카메라이다.

 


Leica Ig (1957-1960)

cameras (chrome 6368)

IIIg base 의 목측식 카메라, Ic, If 와 다른 점이라면 저속셔터 다이얼이 존재하고 1/1,000 까지 셔터를 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IIIg처럼 덩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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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바르낙에는 변종 프랑켄슈타인같은 카메라들이 존재한다. 당시 라이카 본사에서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신제품 출시 후 이전 버젼 카메라의 부품을 유상 업그레이드를 해줬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상에서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Factory upgrade version 으로 불리는 이 카메라들의 족보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바르낙은 바르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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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바르낙,

 

사실 그리 특별한 것이 없다. 바르낙 중에 가장 실용적인 모델들을 선택한 것 같다. 나에게만 특별하면 되는 거니까...

 


1. IIIf with 50mm 1:3.5 red-scale elmar and SBOOI 5.0cm finder 


바르낙의 레퍼런스로 꼽히는 IIIf 와 red scale elmar 5.0cm 그리고 SBOOI 5.0cm 파인더의 조합이다. 



IIIf winder 가 간결한 디자인을 망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IIIc 의 그것으로 교체해 놓았다. 그래서 IIIf 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IIIf 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flash synchro selector dial 의 유무이다. 바르낙 모델들끼리는 부품 호환이 가능한데, 그렇다고 모든 부품이 호환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IIIc 의 슬로우 셔터 다이얼은 IIIf 의 그것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2. Ic with 2.8cm 1:5.6 red-summaron and voigtlander 28/35 mini finder





 


 

3. IIIc black repainted with 3.5cm 1:1.8 w-nikkor-c





뭐니뭐니해도 바르낙의 가장 큰 장점은 그 크기가 동양인의 손아귀에 딱 들어맞는다는 점이다.

물론 주조바디인 IIIc 이후의 바디들이 Iid 등의 단조바디들보다 조금 더 크기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바르낙 바디가 M 바디에 비해서는 확연하게 작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리 만무하다.


 

편의성은 분명히 M바디가 앞서겠지만, 앙증맞은 주머니 안의 내 카메라는 바르낙이어야 함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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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낙과 다중노출


바르낙은 라이카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 중 유일하게 다중노출이 가능한 카메라이다. 사실 공식적으로 다중노출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작동법을 응용해서 다중노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1. 와인딩 놉으로 필름을 장전해서 첫번째 샷을 한다.

2. 셔터를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셔터스피드 다이얼을 시계방향으로 돌려준다.

3. 철컥소리가 나면 셔터버튼에서 손을 뗀다. (계속 셔터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두번째 컷이 바로 찍혀버린다. 셔터버튼을 누르고 있는 행위는 필름이 조금이라도 밀려나는 것을 방지해준다.)

4. 두번째 샷을 촬영한다.

5. 위의 과정을 원하는 만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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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 Leica IIIf manual















 

바르낙을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이 바로 필름을 넣는 과정이다.

제조사의 지시에 따른다면 필름도 일부 잘라내야 하고(나는 필름을 자르지 않고 그냥 장착해서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

후면이 열리거나 분리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필름을 끼우는 과정 자체도 불편하다.

성격이 무척 급하거나 필름 소모량이 많다면이 불편함은 큰 단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필름 한 롤에 사계를 담을만큼 여유 넘치는 사람이라면 이런 불편함은 전혀 제약이 되지 않을 것이다. 외려 그 불편함이 흥미로 다가올 수 있다.



<참고> 바르낙에 필름 로딩하는 방법(약식)


필름카운터를 0보다 두칸정도 전으로 맞추어 놓기


1. 명함을 한장끼우고 명함 뒷편으로 필름이 걸림없이 넘어가도록 유도

또는 2. 렌즈를 빼고 T서터 또는 B셔터를 이용하여 필름이 걸림없이 넘어가도록 유도


이후 필름을 와인딩 놉으로 장전하면서 좌측에 있는 리와인딩 놉이 동시에 움직이는지 꼭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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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할 사이트 >

 

김화용의 Leica Gallery

버지니아울프의 사진과 라이카 렌즈이야기

 

BBQBBQ치킨의 라이카

 

Leica 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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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례 :::


카메라 몸체 이야기에 작례를 붙이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낡고 불편한 옛카메라라도 일반적인 프로세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었다. 언제나 카메라는 죄가 없었다.


Ic with Canon 28mm 1:2.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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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Canon 28mm 1:2.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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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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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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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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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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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Canon 28mm 1:2.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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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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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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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Summaron 2.8cm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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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5.0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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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5.0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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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5.0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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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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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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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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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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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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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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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c with W-nikkor-c 3.5cm 1:1.8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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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3.5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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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3.5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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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3.5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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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W-nikkor-c 2.5cm 1:4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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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W-nikkor-c 2.5cm 1:4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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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W-nikkor-c 2.5cm 1:4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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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with W-nikkor-c 2.5cm 1:4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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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3.5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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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f with Elmar 5.0cm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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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포맷의 디지털 카메라가 중형 필름카메라의 해상력을 넘보는 요즘시대에,

바르낙을 선택한다는 것은 성능 때문은 절대 아닐 것이다.
오디오계의 신선과 같은 초절정고수 아무개씨가 마지막으로 안착한 시스템은 구식 모노 라디오였다고 한다.

나만의 친구, 나만의 소리를 찾으면 되는 것이니까.

내가 아낄 수 있는, 내게 맞는, 나의 카메라를 찾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그런 카메라를 찾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바르낙을 한번 손에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나와 바르낙, 토토와 알프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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