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EA 광명점 방문
한주가 또 후딱 지나갔다.
주말도 넋놓고 날아갈 것이 두려워, 아침부터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던 차에
마누라가 이케아에 가보자는 제안을 한다.
"거긴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 엄청 기다려야 한데... 그런 곳을 꼭 가야 하나??"
"뭐 안가도 상관은 없어..."
...
"그래, 한번 가보자."
두 딸과 마누라가 20분만에 외출준비를 마쳤다.
이케아는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500번지에 위치하고 있었다.
70년된 스웨덴의 기업 이케아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한샘' 같은 회사라 할 수 있다.
그들의 비전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
'많은 사람'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낮은 가격' 이다.
오래 일군 기업답게 추구하는 가치가 명확한 회사이다.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만들 고민을 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말도 안되는 가치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싸고 좋은 것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예전에 일산 매장에서 목격했던 이케아는 너무도 실망스러웠기에
과연 광명점에 전시된 이케아 전체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주차장으로 진입을 하면 P1,P2,P3 주차장이 있다.
참고로 이케아 동선상으로 입구는 P1-2, 출구는 P1-7 에 위치하고 있다.
주차장이 꽉 찬 경우에는 야외에 임시주차장도 있다.
이케아가 생긴 이후 주변 중소상권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가족이 도칙한 시간은 10시 20분 정도,
P1-7 에 주차를 하고 구경을 시작했다.
이른 시간에도 인구밀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은 더 많아졌다..
쇼룸의 밀도는 이정도... (여길 떠날 4시쯤에는 관람객들이 정말 바글바글했다...)
애들은 쭉 퍼져있었다. 재미가 없는 듯...
혼자 신난 마누라...
둘째가 더더욱 힘이 없다...
푹 쳐져 있는데, 가구를 과하게 자유롭게 이용해도 요원들의 제지는 없었다.
쇼룸 화장대에서 소꿉놀이를 시작하더니 힘을 내는 아이들...
이케아 어린이관에 가더니 두 얼굴에 완연히 화색이 돋아 올랐다.
인형의 가격 균일가 9,900원
금새 점심시간이 다가왔고, 쇼룸과 연결된 식당으로 이동을 했다.
식당도 바글바글
메뉴는 한정적이었다.
절인연어샐러드, 연어샐러드롤,
연어스테이크
미트볼
김치볶음밥 2,000원
불고기덮밥 3,900원
닭다리 튀김 1개에 1,500원
등등
대량생산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이라 맛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고,
연어스테이크, 미트볼, 김치볶음밥, 불고기덮밥 정도가 생각보다 먹을만 했다.
이케아의 소품들로 만들어진 깨끗한 식당공간.
차가운 음료(탄산) 한잔에 500원 무한리필
뜨거운 음료(커피) 한잔에 1,000원 무한 리필
내부에 아이들을 위탁할 수 있는 놀이공간인 스몰랜드가 있는데, 첫째가 하도 들어가도 싶어해서 대기해서 들여보냈다.
대기시간은 30-40분 정도...
1시간 후에는 나가야 한단다.
스몰랜드의 입구는 쇼룸 입구쪽에,
출구는 식당내부와 연결되어 있다.
1층에는 물건을 직접 픽업할 수 있는 창고 공간이 있었다.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저걸 어떻게 올린거지??!!
마지막으로 출구쪽의 계산대는 소비자가 직접 바코드를 찍고, 카드까지 긁는 셀프 계산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처음이라 애좀 먹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뭔 시간이 이리 빨리 흐르는지.
나오면서 점점 더 많아지는 사람들을 보며...
한번 보았으니, 물건은 인터넷에서 카달로그 보고 주만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또 올 엄두는 나지 않았다.
이번 방문에서 느낀것은
"우리는 정말 싼 가격으로 파는거야!" 를 상당히 강조하는 디스플레이 전략이 엿보였다는 점.
도입부에서 말했듯이
이케아는 가성비를 강조하는 기업인데,
적당히 싸고 적당한 좋은 물건은 있을지언정
싸고 좋은 제품은 없다.
만듬새에 대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케아에서 분명서 충분히 좋고 쓸만한 물건을 찾을 수는 있으나,
전부 다 그렇지는 않다는 점을 인식하자.
쇼룸에서는 관람객들이 그들의 '싼 가격' 에 대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전략 상품들을 잘 포진해 놓았다.
심지어 나가는 계산대에는 핫덕 콜라 콤비가 1,000원이라는 거대한 현수막도 붙어 있다.
음식으로 말하면
김치볶음밥은 2,000 원을 받을만한 맛이었고,
불고기덮밥도 3,900 원을 받을만한 맛이었다.
작년 중순에 이사를 하고 인테리어를 하면서 한샘제품을 몇가지 들였기에 비교를 해보았는데,
이를테면,
스텐리스 휴지통이라던가
멀티탭이라던가
빨래건조대라던가
모두 이케아 제품이 저렴했다.
그러나 해당 제품에 대해 나는 이케아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듬새가 떨어졌다.
너무도 적확히 각각의 돈값하는 제품을 각각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구매한 품목중에는 파일꽂이가 있었는데,
집에 와서 아이들이랑 같이 페인트칠을 했다.
두 2개의 가격이 단돈 9,900 원
싸긴 싸다.
그런데, 합판의 두께를 보면 3.5T (3.5mm) 이다
몇개월전 DIY mall 에서 구입한 파일꽂이는 12T (12mm)합판이었는데 18,000원 정도...
싼게 아니라 싸게 만들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두께가 어찌되었던 유용하게 쓰면 그만이긴 하다만...
아이들 키재는 스티커, 이것도 6,0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이런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괜찮은 것 같다.
북유럽풍의 인테리어 소품을 위해서 이케아를 선택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이케아가 가성비가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원목가구공방이나 국내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차이가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케아는 더 싼 가격으로 물건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항상 제품을 디자인할 때, 더 낮은 가격으로 만들어야 함을 고민하는 것이 그들의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케아에도 좋은 재료 좋은 만듬새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있었고, 당연히 그 재품들의 가격은 싸지 않았다.
뭐, 판단은 구매하는 자들의 몫이고,
적절히 원하는 것만 선택해서 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방문을 통해
이러이러한 것은 이케아에서
저러저러한 것은 한샘에서
등등등 의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어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절대 돈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
싸고 좋은 물건 은 환상이라는 것,
을 한번 더 강조한다.
뭐, 대부분
합리적?인 잣대를 세우며
적당히 저렴하고 적당히 좋은 제품을 원하긴 한다만...
Leica M (typ240) / summilux 35mm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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