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ei 40mm Sonnar 1:2.8 HFT LTM (2002)

Rollei 40mm Sonnar 1:2.8 HFT LTM (2002)

Aperture range: f/2.8 - f/22

angle of view, diagonal/horizontal: 54.9°/46.8°

optical system: 5 elements/4 components

focusing: 0.7 m - infinity

diameter: 51 mm

length: 30.5 mm (w/o lens hood)

weight: approx. 175 g

filter size: E 39"

21세기 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던 격변기 2002년에 발매된 막내뻘의 LTM(M39) 렌즈이다. Rollei 35s 에 탑재되었던 Sonnar 를 LTM (Leica Thread Mount) 으로 개선하여 재현하였다.

Rollei35rf_brochure.pdf

이 렌즈는 Cosina 에서 제작한 Bessa R2 와 닮은꼴 바디(OEM생산)인 Rollei 35RF 와 함께 출시되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저물어가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관심보다는 새롭게 태동하는 디지털 카메라 쪽에 더 인기가 있었고, 당시로서는 꽤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그 성능여하와는 관계없이 시장에서 처참히 실패한 모델이었다. (바디의 생김새가 좀 안타까운 것도 한 몫 했으리라...) 그렇게 외면당하다가 디지털 M 바디가 출시되고, 이 렌즈를 아답터에 붙여 쓸 수 있는 미러리스 바디들이 속속 나오면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 결과로, 매우 저렴했던 이 렌즈 역시 사악한 가격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모든 조나는 조나 좋다. 그것은 진리이다. 코팅 역시 롤라이와 칼짜이즈의 합작품, 최고의 HFT(High Fidelity Transfer) 코팅이다. 비교적 어두운 2.8 이란 조리개에 대해 흠을 잡는다면 모를까, 성능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 나온 렌즈답게 역광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콘트라스트가 높고 진한 채도를 보여준다. 현행에 준하는 성능이라고 해서 평범하지는 않고 조나 특유의 표현력을 가감없이 뿜어내는 독특한 렌즈이다. 역시 모든 조나는 조나 좋다.

Leica 35mm summilux, 1st with ollux hood

만듦새(Build Quality) 부분에 있어서 third party 렌즈 중 으뜸이다. 황동으로 만들어진 조리개 조절 다이얼은 간결하며 단단한 모양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외형이나 후드의 생김새를 보았을 때, 이 렌즈는 라이카의 35mm summilux 1st with ollux 렌즈를 오마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리코의 GR 28mm LTM 렌즈도 그렇고, 35mm summilux 1st 를 흉내낸 렌즈들이 참 많다. 미의 원형은 35mm summilux 1st 렌즈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악세사리인 전용후드는 Cosina 에서 동시대에 발매한 color skopar 50mm 1:2.5 렌즈의 후드와 동일하다. 후드를 붙이는 순간 렌즈의 길이가 두배가 되어 본연의 컴팩트함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후드없이 protection ring 만 사용하는 것이 더 예쁘다. 후드의 본연의 기능을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고, 난 그냥 예쁜게 더 좋다는 말이다. 그리고 HFT coating 은 믿을만 하니까...

Leica 35mm summicron, 4th (Silver, Germany) without UV filter

Leica 35mm summicron, 4th (Silver, Germany) with 12526 hood

조리개 조절부분을 보면 라이카의 35mm summicron, 4th 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선이 날렵하고 절도 있는 느낌을 준다. 조리개날수도 10매인 35mm summicron, 4th 와 같다. (그러나 조나 설계와 더블가우스 설계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보케는 차이가 있다.) 도장은 라이카의 실버도장보다는 좀 짙은 회색의 느낌이 난다. feet 를 초록색으로 표기해 놓은 것은 독특한 부분이다. (이건 빨갛게 칠해버릴까 살짝 고민중이다.) Protection ring 이 UV 필터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매우 깔끔한 인상을 준다. 이 부분에 있어서 라이카의 35mm summicron 보다 더 아름답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Leica 35mm summicron, 4th 는 후드를 뺀 상태에서 UV 를 체결해서 쓰면 뭔가 대머리 수리가 떠오르는 몰골이 되어 버린다.

수요가 매우 적어 발매후 추가 생산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개체수는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일년에 한두번 볼까 말까' 라는 식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근 3일동안 장터에서 3개를 목격했다. 결국은 참지못하고 사고를 치고 말았다. 여튼 작은 개체수라고 하지만 실버 렌즈는 간간히 장터에 출몰하기 때문에 구하기가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블랙은... 아웃포커싱이 더 잘된다고 전해지는 블랙 모델은 정말 보기 어렵다. 

이렇게 필터를 끼우고, Protection ring 을 체결하면 합체 완료!

M10 에 붙박이처럼 붙여놓았던 28mm summicron 을 잠시 쉬게하고 싶었다. 나는 neck strap 을 주로 사용하는데, 아이들과 활동을 하면, 목에 걸려있던 카메라 렌즈의 튀어나온 부분이 아이들의 머리와 가끔 부딪힐 때가 있었다. 그래서 스트랩도 손목형으로 바꾸었다. 또한 좀 작은 렌즈가 있었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28mm 화각중에 딱 마음에 드는 작은 렌즈(디지털 병용시)가 하나도 없었다.  

M10 with Leica 28mm summicron, asph (11672)

...

with M10

이정도면 컴팩트하면서도 M10과 잘 어울리는 렌즈가 아닌가 싶다. 28mm 와 40mm 는 전혀 다른 화각대이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조금 거리를 두고 관조하고픈 심상이 더 커서 그리하였다. 대부분의 M 바디가 35mm 프레임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35mm 프레임에서 조금 잘려서 찍힌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고, 금방 익숙해진다. 원래 RF 카메라의 근본이 딱 떨어지는 프레임과는 거리가 멀다. 최단초점거리도 0.7m 로 현행 M 바디에서 사용하기 딱 좋다. 이정도면 정말 좋은 대안임에 틀림없다.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어도 35mm summicron, 5th 에 비해 1/3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심지어 UC-Hexanon 같은 렌즈의 절반정도의 가격이다. 성능으로 치면 라이벌이 35mm summicron, 5th 이지만, 가격적인 라이벌은 40mm summicron-c 라고 볼 수 있겠다.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본인의 취향을 따르면 되는 것이다.

...

with IIIf BD

전술했듯이 바디와 렌즈 실버크롬 마감에 괴리감이 있다. 지나치게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크기나 성능에서 그리고, 40mm 화각의 뷰파인더를 탑재한 바르낙바디에서 가장 쓰기 좋은 렌즈가 바로 이 조나가 아닐까?

...

with IIIc black repainted

세련된 디자인이 빈티지한 바르낙과는 잘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혹시라도 블랙 렌즈라면 좀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

::: 작례 :::

 

color with M10

 

 

.

.

.

 

monochrome with HP5+

 

 

 

 

 

 

 

 

 

 

 

 

 

 

 

 

 

 

 

 

...

외관이나 성능이나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이렌즈는 여전히 유저들 사이에서 별다른 인기는 없다. 지긋이 오래 쓰는 사람을 잘 보지 못했다. 그래서 휘귀하다는 매물이 자주 출몰하는 것 같다. 이태영선생님 비유에 따르면 이 렌즈는 '평량 평균 학점 4.3(A+) 짜리 지방대출신' 느낌이란다. 아무리 뛰어나도 서류전형에서 막혀버릴 수 있는... 라이카가 아니니까... 뭐 인간이 항상 객관적이고 이성적이지는 않다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여튼 좋은 렌즈라고 판단하면 잘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블랙이 참 좋은 것 같은데...  

모든 조나는 조나 좋다.

Rollei 40mm Sonnar 1:2.8 HFT LTM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