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urred copy, 2019
여행직전에 고장이 난 똑딱이를 괜찮겠지(겉은 멀쩡해서)라는 생각으로 가져간 덕에
거의 대부분 핀이 나간 결과물을 갖게 되었다.
오직 Date 만이 또렷하게 기록되었다.
희안한 것은 원고가 흐려도 머리속에서는 선연한 상들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면 내 눈도 이리 흐려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 눈이 인지하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퇴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에 남는 것은 내 머리속에 아로새겨진 기억뿐일진데,
사진을 업으로 하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좋은 카메라로 날카로운 사진들을 남겨야 하나 싶기도 하다.
그래, 그저 전설을 머금은 이쁜 카메라가 제일이다.
굳이 사오십년전의 김일을 찾아가서 박치기를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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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1v / Fuji XP400 / Toky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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