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나를 위한 카메라 #1, Leica IIIa BP
나만의, 나를 위한 카메라 #1, Leica IIIa 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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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나를 위한 카메라 #1, Leica IIIa BP
너무 깨끗한 것만 사용하는 내게 한번쯤은 넝마를 써보라면서 지인이 건낸 IIIa 이다.
내가 고른것이 아니니, 완전히 내맘에 들 리는 만무하다. 그래도, 이게 왠 떡이야?
이 카메라의 원형은 IIIa 인데, IIf type 으로 factory upgrade 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바르낙에서는 1/15 이하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으므로, IIf type 의 간결함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IIf or IIIf type 의 장점은 셔터 다이얼이 커지면서 셔터스피드의 가독성 및 조절용이성이 좋아진다는 것이며, 단점으로는 지금은 쓸모없는 가이드넘버 설정 다이얼과 스트로보 단자가 군더더기로 생긴다는 점이다.
주로 ISO400 인 필름을 사용하는 나에겐, IIIa 원형부터 지닌 1/1000 셔터스피드 역시 큰 무기가 된다.
일단 이 녀석은 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셔터막도 엉망이었으며, spool 도 없었다.
오버홀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바르낙이 외면당하는 상황, 몸체보다 비싼 오버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상황,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나는 소박한 삽을 한술 떠서, 기어이 나만의 바르낙을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1. 배보다 배꼽이 큰, 넝마...
지인에게 넝마를 건네받은 날은 2019-03-14,
지인은 나를 보채며 뭔가 만들어보라고 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족히 반년은 걸릴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분, 분명 완성본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나줘요" 할 것이 뻔하다...
그래, 바르낙을 한번은 뜯어보고 싶기는 했어...
게다가 이건 IIIa 니까 부품도 더 많고, 재미나지 않을까 싶네...
오래된 세월 탓인지, 나사 하나 풀 때마다 볼커가 부서지기 시작한다.
이건 왠지, 큰 공사가 될 것 같은 느낌인데...
카메라질도 족히 이십년이 되어가니 통밥으로라도 뜯기는 다 뜯는다...
그런데, 이제 이걸 어쩌지...
그대로 바구니에 싸서 병원으로 향했다.
중앙카메라 김학원 선생님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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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pool 구입
이게 가장 쉬운 과정이었다. 물건도 많고, 굳이 고민할 것도 없고...
모든 악세사리는 당연히 오리지널, 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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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LA & black re-paint
오버홀과 셔터막 교체, 그리고 블랙 리페인트
역시 뺑끼칠은 유광이 최고지!!
보성메끼 어르신의 입원 등등으로 지연된 작업,
비로소 4달여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라고 쉽게 말은 하지만, 이렇게 각인과 칠이 나오기까지 수정, 수정, 수정... 보통 일은 아니었다.
all black, 볼커까지 교체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속셔터가 달려있던 둥근 부분은 완성단계에서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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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eather change
산산히 부서진 볼커 덕에 이녀석도 새로운 옷을 입을 기회가 생겼다.
도마뱀 가죽, 그중에서도 등무늬, 적당한 크기의 원형 패턴, 그리고 색상...
이 가죽을 구하기 위해, 나는 성수동과 신설동의 가죽시장을 여러번 들락날락 했다.
도마뱀 찾아 삼만리...
바르낙의 볼커는 길게 이어진 형태라, 개체의 크기가 꽤 커야 했다.
하지만 그정도로 큰 녀석들은 가죽상태가 험했다.
배무늬를 쓰려면 back cut 을, 등무늬를 쓰려면 front cut 을...
그런데 적당한 것이 하나도 없고, 개인수입은 불법이라 전전긍긍...
고르고 고르다가 나타난 검푸른 녀석...
이게 과연 블랙페인트와 잘 어울릴까?
그럼, 기똥차게 잘 어울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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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front cap
one Body one Lens 의 원칙에 입각하여 이 녀석에게 어울릴 렌즈를 떠올렸다. 스크류마운트의 블랙페인트 렌즈... 독일산으로...
아, 그렇지!! Rollei Sonnar 40mm HFT LTM, 이게 딱인데...
어, 그런데 이거 겁나 구하기 어려운데;;;
찾았다.
영혼이라도 팔 기세로 bidding 을 했더니, 아무도 못 따라오더라...
이렇게 재료를 모으고 모아서...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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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Comple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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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 가 있는 지인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나줘요"
싫어요. 절대 절대 안되요.
옛날의 그 넝마는 세상에서 가장 unique 한, 그리고 나만을 위한 카메라가 되었거든요.
무려 5개월만에 말이죠.
무슨 일이던,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나의 땀이 필요하다.
발품, 발품, 삽질 또 삽질...
거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늘은 간만에 맥주나 한잔 마셔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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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anks to Meister K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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