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AR MR-2 20mm f5.6 / PYCCAP MP-2 20mm f5.6 (1958)
RUSSAR MR-2 20mm f5.6 / PYCCAP MP-2 20mm f5.6 (1958)
러시아인 Mikhail Mikhailovich Rusinov 가 설계한 Russar 20mm 렌즈는 1958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세상에 나올 수 있었지만, 이 설계에 대한 고안은 1935년~1946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세계대전으로 인해 특허는 1946에 등록되었다.) 즉, 대칭형 광각렌즈의 원형이라고 회자되는 Carl Zeiss Jena Topogon(1950)보다 더 빠른 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러시아의 Rusinov 와 독일 Zeiss 의 엔지니어들 사이에 어떤 학문적 교류가 있었는지, 누가 먼저 고안한 것인지가 중요한 가치는 아닐 것이다. 제작단계에서 유리를 깎아내기가 어려운 것이 문제이지, 누가 보더라도 광학식 자체는 완전한 대칭형이 가장 간결하고 쉬운 것임은 분명하니까...
Mikhail Mikhailovich Rusinov (1909-2004)
Saint Petersburg 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소천한 Rusinov 는 피아니스트이자 광학엔지니어였다. 그가 주로 골몰했던 분야는 항공사진 촬영을 위한 광각렌즈의 개발이었다. 피아니스트였던 그는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던 것이 분명하다. 조화와 균형, 대칭에 주목한 그는 루사의 간결하고도 뛰어난 설계를 성취해 내었다. MR-2 에서의 MR 은 그의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라고 전해진다.
4군 6매의 구성, 최대조리개 1:5.6, 최단거리 0.5m 의 루사는 거리계가 연동되지 않는 목측식 광각렌즈이다.
내가 가진 루사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초기형에 속한다. 고로 무척 가볍다.
수출용에는 RUSSAR MR-2 5.6/20 이라는 영문 표기가, 내수용 제품에는 키릴어로 PYCCAP MP-2 5.6/20 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둘 다 뜻은 같다.
후기형인 블랙페인트 마감은 1972년 이후에 생산되었다. 뚜렷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표현력을 이유로 전기형을 더 높게 평가하곤 한다. <참고 : Russar 의 계보>
최근 Lomography 에서 복각버젼의 Russar+ 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복각판은 황동재질에 크롬 도금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무게가 좀 나간다.
대칭형 광각렌즈들이 그렇듯, 루사 역시 후옥이 돌출되어 촬상면에 바짝 붙은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필름에서는 영향이 없지만, 디지털에서 사용할 경우 주변부에 마젠타 캐스트가 발생한다.
최대 조리개는 5.6 으로 밝은 편에 속하는 렌즈는 아니지만, 당시의 tessar 2.8cm 1:8 등등과 비교했을 때, 나름 최선을 다한 설계로 보여진다. 양동이 스타일의 렌즈들이 그러하듯 조리개는 내부의 빗살무늬 링을 움직임으로서 조절이 가능하다. 필터사이즈는 49mm 이지만, 필터를 사용하게 되면 조리개를 조절할 수 없다. 그냥 필터없이 사용하는 것이 속편하다.
완전한 화각의 매칭은 아니지만, Cosina 에서 제조한 voigtlander 21/25 finder 가 핏도 기능도 가장 훌륭하다.
초광각렌즈의 특징상 초점거리를 무한대에서 최단거리까지 조절하더라도 실제 헬리코이드의 움직임은 적은 편이다.
알루미늄은 크롬도금과 비교했을 때 살짝 누런 빛을 띄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바디와 렌즈간 약간의 이질감이 존재한다.
이 루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훌륭한 리뷰들을 참고하면 된다.
붉은 광장의 영웅, 루사 -mansoobrother(만수동생/이상국)
초광각 대칭 광학식의 원형, RUSSAR MR-2 20mm f5.6 / PYCCAP MP-2 20mm f5.6 -산들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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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셋트로 구성된 20mm 전용 파인더는 '장기에프'의 나라답게 거대한 몸집을 보여준다.
뷰파인더는 대부분 클수록 좋다. 크고 좋게 만들기는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고로 이 파인더도 시원시원하게 화각을 잘 보여주는 파인더이다. 단, 파인더 내에 프레임 라인은 따로 그려져 있지 않다.
부피가 작은 것을 최고로 치는 나는 도저히 이 파인더를 사용할 수 없어서 영구봉인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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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루사는 대칭형 구조로 인해 왜곡억제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역광에서는 높은 빈도로 플레어가 발생하고, 때론 달처럼 보이는 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나는 이것을 '루사의 달(Lunar of Russar)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마치 이듬해에 러시아에서 이뤄낸 루나2호의 달착륙(1959)을 예견이나 한 것처럼, 달을 새겨넣은 것만 같다. 올드렌즈를 쓰는 데에는 이런 오류나 흠들이 빼어난 향신료가 아닐까...
monochrome with Ilford HP5+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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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with Kodak Ultra Max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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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AR 20mm 1:5.6 with Leica Ic black repainted and Voigtlander 21/25 finder(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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