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m summilux-m, asph. 4th Titan
.
라이카질을 시작하고 35룩스의 첫 만남은 4세대였다.
pre-FLE 라고도 불리는 4세대,
개방에서는 집중과 입체감을 주고, 조였을 때는 세밀하고 섬세하게 대상을 묘사해준 이 녀석에 완전히 마음을 빼았겼었다.
당시만해도 팔랑귀였기에,
focus shift error issue (조리개를 조이는 경우 거리계상에 설정한 초점과 상이한 곳에 초점이 맞음) 때문에 몹쓸 놈이라는 설에 휘말려 한숨을 쉬고 엿바꿔 먹은 후 FLE 를 들였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FLE 가 더 나은 성능일텐데, 왜 4세대를 쓸때만큼의 감동이 없었던 것일까?
그리하여 완벽함에 가깝다는 FLE 렌즈를 여러번 사고 팔고를 반복...
초심을 기억해 보고자, 다시 4세대를 만났다.
정상인인 나는 원래 Titan 마감 등의 독특한 재질감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한 번 혹 하고 다가가 보았다.
참고로 4세대는 기본색상이 Black (알루미늄 합금에 Black Chrome Anodizing), 소량의 Silver (황동에 실버크롬 도금), 소량의 Titan (황동에 티탄 도금) 버젼이 있다.
이 렌즈가 단종될 즈음, 진귀한 M7 Hermes 에디션의 단짝으로서, (삼각김밥을 떠올리게 하는 기존의 플라스틱 후드가 아닌) 유려한 금속 후드와 함께 출시가 되었었다.
.
.
이렇게 매칭을 하고 나니, 이 티탄렌즈가 살며시 속삭이는 것만 같다...
'요번에 새로나온 Black Paint finish M10-R 이 뒷캡으로 더 이쁠 것 같은데??!!'
구구절절히 맞는 말이지만...
일단 정신차리고 있는거나 잘 쓰자, 흑흑
.
.
이 4세대 렌즈는 라이카 렌즈 역사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렌즈이다.
전통적인 대칭형 구조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1매의 비구면으로도 2매(3세대)에 육박하는 이미지 퀄리티를 구현해 내었다.
예전에 4세대(39시리얼)와 5세대(FLE,41시리얼) 렌즈를 가지고 M(typ240)과 테스트를 해 본 기억을 회상해보면,
실제 촬영되는 화각에서 조금 차이가 났고, 색상 재현도 조금 차이가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cool vs. warm) 그리고 보케 렌더링이 좀 다르다.
아직까지 DNG 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뭐가 뭔지 구분이 안된다. 그 이유는 4,5세대의 6bit code 값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리는 항상 그때 그때 잘 해놔야...)
디지털에 대응한 수직입사라든가, 해상력은 최신인 5세대(FLE)가 당연히 뛰어날 것이다.
하지만, 기분탓인지 몰라도 4세대는 4세대만의 분명한 특징이 있다.
35mm summilux 렌즈의 각 세대를 점진적으로 사용해 보신 분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이 렌즈가 출시된지도 어언 20여년이 지나, 이젠 4세대 summilux 렌즈도 올드렌즈의 반열에 올랐다.
황동에 티탄 도금이 되어 있는 이 렌즈를 굴리고 굴리고 굴리다가, 험해지면
멋지게 Black Paint 도색을 하고픈 생각도 든다.
이렇든 저렇든, 쓰잘대기없는 상상을 하면서 미소지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활력은 필요한 것이니까...
.
.
.
.
.
.
.
.
.
.
.
'the Camera 135' 카테고리의 다른 글
Someone's Leica Life (0) | 2021.07.28 |
---|---|
Unique Soft Buttons (0) | 2021.07.15 |
Leica Noctilux-M, ASPH. 50mm 1:1.2 reissue : The legend continues in the new century (2) | 2021.05.29 |
바르낙 이해하기 : 셔터 스피드, 가상의 시간... (0) | 2021.05.14 |
The End of Elmar's Journey (0) | 2021.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