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吉祥寺) : 성북동, 2015
4호선 한성대입구(삼선교) 역에 내려,
5번출구 또는 6번출구로 나와서
한참을 걷다보면 도착하게 되는 길상사입니다.
다리가 아프면 버스를 타도 되요.
길상사 정문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생겼더군요.
다들 아시다시피 원래는 요정이었던 대원각에서 사찰로 용도변경이 된 곳이지요...
통큰 시주였어요... 시주하신 분의 호를 따서 지어진 길상사라는 이름...
(자세한 내용은 링크해 놓은 길상사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구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갈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찌보면 조용한 공원같은 기분이 드는 공간입니다.
오랜만에 맞이한 나홀로 휴일에 힐링을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거의 10년만의 방문이었어요...
2006년 5월 28일이었군요... 어르신 스님들 거처로 사용되는 길상헌 대문 앞에서 지금의 아내와 차 한잔을 나눴지요...
그 때, 막 문을 새로 고쳤었나봐요. 9년이 지난 지금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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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3번의 회차 지점, 길사사 정문 앞에서 내려
조금을 걸어가다 보면 극락전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옵니다...
저는 올라가야 하는 계단을, 어르신은 조심스례 내려오고 계십니다.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려운 일 같습니다.
오르는 일도, 내려가는 일도, andante... 조급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끼 낀 돌기와담을 지나가면...
앞에서 소개했던 추억의 길상헌이 나오구요.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템플스테이 등이 많이 진행되고 있나 봅니다.
사이 사이의 벤치에서는 맑고 향기로운 휴식들이 보였고,
물이 적은 계곡 위에도 한가로이 쉬는 분이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녹색옷을 입은 돌담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법정스님께서 기거하시던 진영각이 나옵니다...
아, 법정스님... 보고싶어요...
그분의 흔적, 그분의 의자가 아니라, 그분이 사용하셨던 의자가 맞는 표현이겠지요.
정말 소박합니다. 소박해요...
평온한 휴식입니다. 카메라의 셔터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질 만큼 적막하던...
진영각에서 나와 극락전 뒷편으로 우회하여 걷다보면, 수풀사이 예쁜 기와들도 보이고...
예쁘게 뒤엉킨 담쟁이들도 보이고...
풀잎 하나하나가 다 이뻐요...
성모 마리아가 생각나는 불상...
이것이 바로 길상사의 분위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름보다 같음을, 배척보다는 포용을 강조하는...
앞마당에서 풍경소리와 함께 글귀를 조용조용 낭독하다, 나폴레옹제과점에서 사온 사라다빵을 냠냠...
'...마음은 물뿌려 싹틔우는 꽃이다...'
이제 극락전이에요...
가장 중앙이 되는 곳이지요.
아기자기한 연꽃도 띄워져 있군요...
입구에 참선중이신 분들이나 스님, 스님의 거처 촬영을 삼가해달라고 쓰여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참 잘 듣는 사람입니다.
스님 등장하는 사진은 원경으로 이 컷이 전부에요.
저처럼 혼자 오신 분들이 참 많았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나...
귀여운 불상...
극락전 왼편으로 예쁜 터널이 있어요...
이곳으로 스님들께서 자주 지나가셨지만,
저는 담지 않았어요.
저는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니까요...
나무줄기에서 새로운 싹들이 틔워져 나오기도 합니다...
이제 뒤돌아 떠날 시간이에요...
저도 아까의 계단을 내려갑니다...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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