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summaron 2.8cm 렌즈에 대해서는 지난 article 에서 복각판을 소개하며 충분히 언급한 바 있다.
Leica 28mm summaron-m : A classic reborn, 2016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내가 이 summaron 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꼭 써보고 싶어서 부산/포항 지부 대빵이신 'mansoobrother' 님께 날마다 징징대곤했다.
"레드쥬마론 좀 주이소~", "레드쥬마론 좀 주이소~", 무한반복...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의 진심(?)에 탄복하신 'mansoobrother' 님께서 레드주마론을 흔쾌히 투척해 주셨다.
"너에게 허하는 이 레드주마론의 별칭은 '벨로인주마롱' 이니라, 벨로라서 넘기는 것이니 유념하여 잘 사용토록 하여라~"
"네, 감사히 받들겠나이다!!"
'앗싸~!!'
렌즈의 기본적인 정보등은 지난 글에서 이미 다 언급하였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실제 사용하는 유저의 입장에서 잡기들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올드렌즈 중에서 알이 깨끗한 개체를 찾기가 유독 힘들다는 렌즈가 바로 레드주마론이다.
상담해본 샵들마다, '이 렌즈는 평생 깨끗한 것(알)을 보지 못했다...' 라는 말이 중론이다.
W사 사장님은 평생 단 한번 알이 맑은 개체(최후기 시리얼)를 본적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인즉슨 알이 깨끗한 개체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레드주마론들은 강한 LED light 을 비추어 보았을 때, fog 가 관찰된다. haze 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사람의 눈으로 치면 백내장이 있는 것만 같다. 백이면 백이 그렇다. 나이든 손에 주름이 있다고 핀잔을 주는 것은 참 못된 행동이다. 그래서 레드주마론은 알이 깨끗한 것을 찾는 것을 진작 포기했다. 그렇다면 외관이라도 깨끗한 것을 찾자!
그렇다. 정말 깨끗하다. (너무 깨끗해서 어느 분은 이걸 복각판으로 착각하시기도...)
6bit code 기입이 가능한 LTM adapter 를 준비해서,
복각판 레드주마론의 코드도 베끼고,
장착하였다. 어, 그런데...
무한대 락버튼이 완전히 잠겼다... 이런 이유로 올드렌즈를 사용할 때는, 초점 knob 이 움직이는 부분을 완전히 날려버린 형태의 LTM adapter 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성격이 매우 급한 사람이라, 공구함에 있는 줄로 필요한만큼 갈아버렸다...
이제 잘 동작할 것이다. 아, UV filter 는 34mm 를 사용하면 된다.
드디어 디지털 카메라에 붙였다.
코드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첫 컷...
광원 주변의 glow 가 좀 거슬린다. 아무래도 손을 좀 봐야겠다...
참고로 렌즈 알을 손보기 전의 상태에서 촬영한 작례를 링크해 본다.
이 촬영을 마치고 나의 레드주마론은 중앙카메라에 입원하였다.
알멩이의 탁한 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나, 그래도 이전보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같은 광원을 촬영해 보았다.
완전히 강력한 역광에서는 별 수 있겠지만, 이정도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산란광이 줄었다.
여튼, '벨로인주마롱'에서 본연의 '레드주마론'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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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로 치자면 손에 꼽을만큼 단아하고 아름다운 렌즈이다. 물론 이러한 단아함은 작은 렌즈알의 크기에서 비롯된 것일테고, 그 작은 렌즈알은 5.6 이라는 밝기를 제한점으로 준 셈이다. 많은 이들이 이 렌즈의 최대개방 값이 5.6 이라는 이유로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곤 한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실내촬영을 고려하면 5.6 이라는 조리개값은 무척 난감한 조리개값이다.
전천후의 올드렌즈는 없다. 실내의 노닥거림이나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는 음침한 풍경을 담고 싶다면 좀 밝은 렌즈를 쓰면 될 것이다. 단, 우리는 몬순에 살고 있지 않고, 맑지는 않아도 밝은 날이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최대개방이 5.6 인 올드렌즈라면 좀 조여주어야 제대로 된 화질을 보여줄 테니(일반적인 상식으로) 제대로 사용하려면 밝기 f8 이나 f11 의 렌즈인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 렌즈는 좀 독특하다. 이미 최대개방인 f5.6부터 또렷한 해상력을 보여준다. 아마도 가장 샤프한 올드렌즈중 하나가 아닐까...
시험삼아 잠실나루역(구 성내역) 인근에서 담장너머 보이는 봄풍경을 담아보았다.
f5.6
f8
f11
f16
f22
중앙부를 관찰하면 좀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데, 5.6에서 이미 상당한 해상력을 보이고 있으며 F8 에서 절정에 이른다. F11부터는 회절의 영향을 받아서 상의 경계부가 약간 들뜨기 시작한다. (이 컷에서는 입사광의 각도로 인해 중앙부에 산란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회절은 F16, F22 에서 더 심해진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며면 F8 > F5.6 > F11 > F16 > F22 의 순서의 화질을 보이는데, 이는 항간에 떠돌던 tessera 28mm F8, 2.8cm summaron 등은 최대개방에서부터 최대 해상력을 보인다는 설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각 렌즈마다 설계에 따라 최대해상력에 이르는 조리개 구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red summaron 의 경우는 최대해상력 구간이 최대개방에 근접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F22 는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외하였다.)
우측 하단부의 극주변부(코너, 모서리)는 조리개를 조이더라도 blur 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 현상은 복각된 28mm summaron 1:5.6 (classic reborn) 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을 관찰한 바 있다.
산란광이 적은 하단부를 관찰해 보면 중앙부보다는 회절의 영향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F8 > F5.6 > F11 > F16 순의 해상력을 보인다. 최대개방(5.6)에서 최하단부의 해상력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은 매우 놀라웠다. 그러나 F5.6 부터 시작되는 렌즈에서 회절의 영향이 F11부터 보이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F11 의 회절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데에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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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주마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바디는 Ic 가 아닐까?
feet 로 적힌 거리계가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28mm 에 조리개 5.6 이상이라면 목측에 어떤 스트레스도 없다.
Leica Ic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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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c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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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4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크기나 비례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M body 와는 조화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거대한 전용후드(SOOBK)를 착용하면 좀 나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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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with M10 ( color )
f5.6
f5.6
f5.6
f5.6
f5.6
f5.6
f11
f11
f11
f11
f11, 이상하리만큼 이 개체에서는 광륜이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컷 좌측 하단에서 일부가 보였다.
f11
f11
f5.6
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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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film ( HP5+ / Rodinal / LS50ED )
f11
f11
f11
f11
f16
f16
f16
f16
f22
f16
f16
f16
f8
f8
f22
f16
f16
f5.6
f11
f16
f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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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름다운 '세레나'에 푹 빠져버린 내게 '레드주마론'은 마치 미운오리새끼처럼 보였다.
그 '레드주마론'을 꺼내서 뭔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너는 대체 어떤 아이니...
사람이 못난 것이지 렌즈는 역시 죄가 없다.
아무래도 편견을 걷어낼 시간이 흐른 뒤에 천천히 이 녀석을 다시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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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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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할만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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