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oh GR 21mm 1:3.5 LTM (1999)
도입
때는 버블경제라 칭해지는, 세기말 일본...
즐기는 수준이 부쩍 높아진 수요에 힘입어 고급형 똑딱이 카메라들이 출몰하였다.
프로를 위한 똑딱이 카메라, Point and Shoot Camera for Professional
앞뒤가 맞지 않는 표현과 용도인 것 같지만,
덕력 충만한 High Amateur 들에게 파장을 일으켰던 고급 P&S 카메라들은, 2021년 현재까지도 필름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 중심의 한 축을 담당했던 리코의 GR1 (1996)
이 자그마한 카메라에 붙어있는 초박형 렌즈의 놀라운 성능은 많은 fandom 을 만들었고,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Ricoh 사는 1997년 Leica Thead Mount 의 교환식 렌즈 GR 28mm 1:2.8 (Silver/Black:2000/1000)을 발매하였다.
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Ricoh 의 엔지니어들은 1999년 컴팩트한 초광각렌즈 GR 21mm 1:3.5 LTM (Silver/Black:1000/700) 렌즈 개발에 성공하였다.
개발 컵셉은 작은 몸체에, 적절한 성능을 집약시켜 넣는 것이었다. 크고 가장 좋게 만들기는 쉽다. 그러나 GR 렌즈들의 개발철학은 그것과 방향을 달리했다. 그래서 고유의 개성이 나타난 것이다.
초박형의 초광각 렌즈를 개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GR1 처럼 컴팩트한 자동카메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26.5mm 두께의 몸뚱이에 초광각 광학 파인더를 넣을 수 있어야만 했다. 결국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였고, GR 21mm 렌즈를 출시한 2년 후인, 2001년 'GR21' 이라는 초광각 컴팩트 자동카메라를 출시하였다. 물론 GR21 은 GR1 시리즈처럼 침동형 수납을 제공하지는 않지만(렌즈부가 항상 돌출되어 있는 형태), 전례없는 초광각 자동 컴팩트 카메라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출시와 함께, GR21 은 JCII Camera Museum 에서 '2001년, 일본의 역사적인 카메라' 로 등극하였으며, Technical Image Press Association's (TIPA) Best Prestige Camera Award (2001) 를 석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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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지나서야
135 소형 카메라 포맷에서 21mm 초광각렌즈의 계보를 따져보면, Contax 의 Biogon 21mm 1:4.5 를 시작으로 Leica 의 Super-Angulon 1:4, 1:3.4, Elmarit, Summilux, Super-Elmar, Russar, Avenon 등이 있다. 성능으로 치자면 현대의 기술이 집약된 Super-Elmar 가 완성형이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비오곤이니 슈퍼앙굴론이니 아무리 침을 발아 썰을 푼들 슈퍼엘마를 당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완성형의 렌즈를 목전에 두고도 환자들은 영혼 타령을 하며 딴청을 피우기 마련이다. 언제 우리가 객관적인 스펙으로만 렌즈를 골랐던가...
휴대하기 편한 21mm 가 있었으면 좋겠다. 부피가 작고, 쓰기 편하고, 성능은 적당하며, 이뻤으면 좋겠다.
그런 렌즈가 이미 20년전에 만들어져 있었다. 현재진행형의 디지털 필드가 아닌, 이미 예전에 종지부를 찍은 필름 필드는 마치 종영한 명작 드라마와 같다. 종영드라마 다시보기는 이래서 즐거운 것이다. (그래서, 삽질도 다시 하게 되지만;;;)
현존하는 레인지파인더용 21mm 광각렌즈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현행의 Super-Elmar 1:3.4 이다. 가장 듬직한 광각렌즈는 Biogon 21mm 1:4.5, 가장 우아한 광각렌즈는 Super-Angulon 1:4, 그리고 가장 간편한 광각렌즈는 GR 21mm 1:3.5 이다.
아, 한 렌즈를 깜빡했다. 가장 구하기 어려운 광각렌즈는 NIKKOR-O 21mm 1:4 S-MOUNT (only 295 pieces)이다.
이 렌즈를 구하면 다음과 같은 reaction 이 나온다고 전해지고 있다. 니콘계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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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21mm 1:3.5 LTM
1999년 출시된 초박형의 초광각 렌즈인 GR 21mm 는 스크류마운트(Leica Thread Mount) 로 출시되었다. 그들의 개발 철학처럼, 가장 간결한 기계식 카메라인 바르낙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Silver 색상은 1,000개, Black 색상은 700개가 생산되었다. 그래서 블랙이 좀 더 귀하다.
비구면 1매를 포함한 6군 9매의 대칭형 설계를 통하여 왜곡의 최소화를 꾀하였다. 조리개날은 10매, 무게는 약 200g 이다.
필터구경은 40.5mm, 예전에 가공해 두었던 슬림필터를 달아주었다. 다른 대안으로는 COKIN 의 Harmonie 40.5mm slim filter 가 있다.
이 렌즈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동일 조리개 값을 가진 21mm 렌즈들 중 가장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최단 초점거리는 0.5m 이다.
조리개 조절 놉에 보이는 나사구멍으로 연장 lever 를 추가로 매달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부피를 키우는 후드와 제짝 파인더도 고이 상자 속으로...
제짝 파인더보다는 Voigtlander 의 21/25 finder 가 아담한 사이즈의 렌즈와 오히려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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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이뻐하고, 누구는 미워하고...
이 렌즈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그 이유는 특이한, 개성있는, 혹은 과한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해당렌즈의 구조적인 특색이므로, 원하는 맛을 좇아가면 될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다른 이유가 더 있다.
"이렇게 결과물이 나쁜 렌즈를 뭐하러 쓰냐?!" 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왜일까?
세기말에 만들어진 일제 렌즈들의 특징인지도 모르겠지만, 발삼 접착제의 뷴규칙한 분리로 발생하는 짙은 헤이즈가 보이는 개체들이 종종 있다. 이것은 가운데 위치하는 2매가 접착된 군에서 주로 발생을 하며, 이 group 은 접착 이후, 탈착이 불가능한 금속 림으로 보호를 해놓았기 때문에, 사실상 분리 세정이 매우 어렵다.(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것은 약 오년전에 구입후 반품을 했던 개체의 사진이다. 이렇게 렌즈가 뿌옇게 되어 있으면 명부가 번질수 밖에 없다.
이것은 약 이년전에 구입후 반품을 했던 개체의 사진이다. tiny dust 라더니... 분해가 불가능한 중간 그룹의 실체이다. 이것은 발삼분리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런 상태의 렌즈라면 결과물이 좋을 수가 없다.
즉, 렌즈알의 상태가 매우 불량한 개체를 만난다면, 이 렌즈에 대한 인상이 좋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컴팩트 카메라 GR21 에 붙은 렌즈도 마찬가지이다. 저런 헤이즈를 가진 개체들이 제법 있다.
즉, 양호한 개체를 경험한 이는 좋은 인상을, 불량한 개체를 경험한 이는 나쁜 인상을 갖게 된다.
위 두 예제는 사진을 남겨 놓았던 것이고, 그 외에도 2번의 삽질을 하였으나 분하게도 실패했다. 결국 올해 초, 다섯번째로 온전한 녀석을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힘들게 성취했다고 하여, 다른 이들도 힘들 것이라는 억측은 필요없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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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와의 조합
M디지털바디에서 적용된 주변부 센서 마이크로렌즈의 입사각 수렴형 설계로 인해, 다른 바디처럼 컬러캐스트가 심하게 발생하진 않으나, 비네팅 및 화질저하가 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옥이 깊은 슈퍼앙굴론보다는 덜하지만, 디지탈 바디에 사용한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디지털 바디에는 수직입사로 설계된 현행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즉, 이 렌즈는 필름으로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렌즈이다. 그 이유만으로 충분하고,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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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ples >
monochrome with negative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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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with negative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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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with positive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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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21mm 1:3.5 , 가장 간편한 초광각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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