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lta 28mm G-ROKKOR 1:3.5 LTM (1998)
Minolta 28mm G-ROKKOR 1:3.5 LTM (1998)
이 아름다운 렌즈에 대하여 탐구하기 앞서,
우리는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여 지나간 카메라회사 미놀타(MINOLTA)에 대하여 간략하게 공부할 의무가 있다.
Muss es sein?
Es muss 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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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 Minolta 70 Years Anniversary
1998년은 일본의 카메라 브랜드 Minolta 가 창립한 지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창업주 Kazuo Tashima 는 오사카에 1928년 11월 일본-독일 사진기 상점(日獨寫眞機商店, Nichi-Doku Shashinki Shoten)을 열었다. 미놀타 최초의 카메라 Nifcalette(1929) 를 시작으로 발전을 거듭하여, 렌즈 가공 전문 공장을 완성한 1937년 치요다광학정공(千代田光学精工株式会社, Chiyoda Kogaku Seiko)으로 사명을 전환한다. (이 대목이 매우 중요한데, 미놀타의 유리에 대한 집념과 노력은 매우 이른시기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꾸준함의 결과로 유리 용융 및 가공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집약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놀타'는 카메라 브랜드명으로서 1933년부터 사용되었으며, 미놀타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62년 미국의 우주비행사 존 글렌(John Glenn)이 하이매틱(Minolta Hi-Matic) 카메라를 가지고 Frieldship 7호에 탑승하면서부터였다.
그런 이유로, 1962년 이후 'Minolta Camera Co. Ltd' 를 사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현대 카메라 역사에서 미놀타가 이룩한 가장 커다란 성과는 최초의 상용가능한 AF 기능을 가진 SLR 카메라(a7000,1985년)를 개발했다는 점이다. 필름 감도 자동 설정 코드(DX Cord)를 SLR 사진기에 처음으로 채용한 것도 a7000이다.
'미놀타' 는 '벼가 익다(여물다)' 의 뜻을 지닌 일본어 '稔る田(미노루)' 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창업주의 어머니가 주로 하신 말씀으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겸손한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농부가 작물을 경작하는 마음으로 정성들여 카메라를 만들어 보자는 장인정신 역시 담고 있다. 그리하여 외유내강의 온화한 미놀타의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를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역시 어린 시절부터의 가정교육은 참 중요하다.
그렇게 꾸준히 100년의 기업으로 거듭나면 좋았겠지만, 급변하는 세태에 휘말린 미놀타는, 2003년 8월 5일 Konica 사에 합병되어 Konica-Minolta 사의 일부가 되었다. 여기까지만 되었어도 좋으련만, 2006년 3월 31일 Konica-Minolta 사는 카메라, 사진 및 필름 사업을 SONY 사에 매각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미놀타 카메라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그 DNA 가 아직 SONY 의 카메라 제품군에 남아있지만...
올해로 카메라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0년을 넘겼다. 필자가 처음 사용한 SLR 카메라는 아버지께 물려받은 Nikkormat FT2 였지만, 직접 땀을 흘려 번 돈으로 처음 구매한 카메라는 내장스트로보도 빵빵(GN20)하던 미놀타의 Dynax 800Si 였다. 그 이후로 A7과 G 렌즈군들까지, 미놀타의 매력에 흠뻑 취했었던 것 같다. 일단, 주머니 사정이 아쉬운 학생에겐, 메이저 브랜드였던 니콘이나 캐논보다 저렴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미놀타는 가성비가 무척 좋은 브랜드였다. 그러나, 거대 수요 시장인 프레스 영역에서는 니콘과 캐논이 양분하고 있었으며, 유저들이 아무리 '좋아요 좋아요' 한들 미놀타는 마이너 브랜드 대접을 받아야만 했다. 보통 이런 대접을 받을 때, 리액션으로 오기가 발산이 되고, 따라서 미놀타를 좋아하는 유저들의 미놀타 사랑은 철옹성처럼 견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물론 그 외의 사람들의 기억속에 미놀타는 점점 잊혀져 갔다.
감상이란 주관적인 것이며, 저마다의 첫 경험은 나머지 경험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사진을 시작하던 처음부터 미놀타를 좋은 감정으로 사용했던 나는, 아마도 여타 다른 Third Party 28mm 렌즈들보다 이 G-ROKKOR 렌즈를 더 높이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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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LTA's passion for optical glass production
단순히 optic fomula 를 계산하여 이론적으로 렌즈를 설계하는 것과, 그것을 실존하는 렌즈로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른 영역의 이야기이다. 변수들을 총체적으로 통제를 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주체가 세부적으로 그것을 조정하며 최적화를 하는 것과 여기 저기 수주를 주어 조합하여 적당히 절충하는 것은, 시작과 끝이 전혀 다른 여정이다.
창업주인 Kazuo Tashima 는 이 원리를 진작에 깨우쳤던 것으로 보인다.
자체 기술력 및 제조 라인으로 카메라를 일체화하여 자체 생산해내겠다는 Kazuo Tashima 의 의지가 미놀타를 꾸준히 단련시켰다.
미놀타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광학 유리 제작에 대한 의지를 내려놓은 적이 없다. 많은 손실이 있었을 것이고, 중요한 결단들이 있었을 것이다. 전쟁 중 미놀타는 군의 명령에 의해 카메라와 전혀 상관이 없는 '포탄의 신관' 제조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창업주인 Kazuo Tashima 는 광학기기 업체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고, 그로 인해 군으로부터 휴대용 쌍안경의 제작을 수주받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던 와중 전쟁중에 입수한 독일의 쌍안경에 적용된 렌즈의 코팅기술과 그 밝기는 미놀타의 엔지니어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미놀타는 세계 최초의 멀티코팅을 상용화하게 된다. 코팅의 색상은 초록색이었고, 이 코팅이 적용된 렌즈를 본사가 있던 뒷산의 이름을 본따 ROKKOR 로 명명하였다.
유리의 역사는 기원전 3000년부터 시작이 되지만, 광학계 렌즈에서 사용하는 유리는 또 다른 영역의 산물이다. 유리는 규산, 소다, 석회 붕산 등의 혼합물을 고온으로 녹인 뒤, 결정시키지 않으면서 고체화하여 제작한다. 따라서 물질의 구조 자체는 액체 상태인 특수한 성상을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용융 후의 내각조건에 조금이라도 오차가 발생하면, 품질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광학유리의 경우에는 규소와 칼륨, 바륨 등의 여러가지 원료를 계량, 혼합, 용융하여 원하는 굴절율을 만든다. 그만큼 원료입자의 크기 조합하는 양과 혼합 비율, 용융방법, 냉각방법 등으로 굴절율의 오차 및 불량이 발생하는 요소는 수없이 많다.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작업이며, 그것들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면, 렌즈를 설계한 대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참고로 간혹, 전설의 썰을 풀면서, '형석' 운운하며 근거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는데, 형석은 순수한 그자체로 연마하면 부서지기 때문에 단독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형석은 렌즈의 완성도를 위해 첨가하는 물질 중 하나이다. 100% 형석 렌즈 어쩌고 하는 사람은 그냥 사짜로 보면 된다.)
1956년에는 저분산고굴절율을 보이는 란탄렌즈의 용융 성공으로, 렌즈 제조 역사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왔으며, 대구경 렌즈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이것은 전쟁중 쌍안경의 제작 등을 통하여 도약한 미놀타 광학기술의 성과였다.
광학 설계에 있어서 만능열쇠와 같이 쓰이는 비구면렌즈는 가공이 어렵기 떄문에 양산이 어려웠다. 그러나 미놀타는 붉게 용해되어 있는 상태의 유리를, 매우 정밀한 금형을 사용하여 비구면렌즈를 제작하는 Glass Molding 형성법을 최초로 개발하여, 비구면 렌즈의 양산에 성공하였다. 이로 인해 비용의 절감과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하였다. 이 기술력은 미놀타의 콤팩트 카메라용 줌렌즈에 적용되었다. 4군 4매 구성으로 첫 번째 렌즈에 양면 비구면렌즈를 채용하여, 간단하고 성능좋은 렌즈를 구성하여 고품질의 컴팩트 자동카메라를 대중화하였다.
라이카가 1970년대에 합작 파트너로 미놀타를 선택한 것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노력과 성과, 카메라를 총체적으로 자체 생산할 수 있었던 노하우의 집약 등을 알아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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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mera One : TC-1
사진뿐만 아니라 사진기도 무척이나 좋아했던 입지적인 사진가 '아라키 노부요시' 는 "대지진을 대비하여, 나의 금고에 1대의 TC-1, 10롤의 400TX 필름, 그리고 현금 200만엔을 보관하고 있다." 고 언급한 바 있다.
TC-1(1996) 은 이른바 일본의 버블 경제 시기에 출생한 전무후무한 고급똑딱이 기종 중(GR1, T3, TC-1) 하나로, 디자인, 기능, 만듦새의 요소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The Camera One 이라는 이름값을 분명히 하는 카메라이다.
TC-1 의 렌즈인 G-ROKKOR 는 미놀타를 대표하는 전통 렌즈 ROKKOR 라는 이름에, 최상위 렌즈군에 붙이는 G 를 붙인 네이밍이다. 이 카메라 프로젝트에 임했던 엔지니어들의 남다른 각오를 엿볼 수 있다. 5군 5매의 접합제를 사용하지 않은 렌즈 구조, 2매, 3면의 비구면 렌즈, 최단초점거리 0.45m, 완벽한 원형 조리개, 작지만 맑고 시원한 파인더, 가이드넘버7의 내장 플래시,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spot 측광을 지원, 8초에서 1/750초의 셔터스피드, 휴대시 초박형, 미놀타 특유의 부가기능들, 고급 티타늄 소재 마감, 등등... 사실상 원가절감같은 것은 고려치 않고 좋은 것을 작은 몸체에 다 때려박았다.
당시 브로슈어도 상당히 고급스럽게 만들었었는데, 환자들의 눈을 뒤집히게 만드는 쨍하고 진득한 작례 사진들도 일품이었다.
카메라 부품의 일괄적인 생산을 꿈꾸며, 광학 기술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창업주 Kazuo Tashima 꿈의 산물이자 완성품인 셈이다.
나는 GR1s 를 잘 사용하다가 2002년도쯤 호기심에 이 TC-1 을 들였었는데, 막 굴리기 편하던 GR1s 에 비하여 묘한 불편감이 있었던 TC-1 을 오래 사용하지는 못하고 처분했었다. '너무 곱기에 가까이 하기엔 불편한 당신(?)'이 당시 나의 사용 소감이었다. 당시에 가장 저렴하던 AGFA Vista 등의 컬러 네가티브 필름이 주력이었으니... 만약, 내가 당시에 슬라이드 필름을 주로 썼었더라면, 아마 TC-1 을 더 오래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녀석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2015년 즈음, 사진 구력도 어느정도 붙었고, 주머니 사정도 한결 나아졌으니, 이제 막 굴릴 수 있는 때가 되었는데, 옛날의 감흥이 잘 살아나질 않는다. M시스템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이 작고 편리한 카메라는, 외려 나에게 원하는대로 촬영하기 불편한 카메라가 되어버렸다. 필자는 여전히 똑딱이 카메라의 편리한 기능들이 오히려 '독' 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쉽고 좋다. 달콤하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 이상의 것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고급 P&S 카메라에는 좀더 세부적인 조작을 위한 기능이 구비되어있으나, 직관적이지 못하기에 그것들을 상용하는 데에 불편함이 가중된다.
고급P&S 카메라들의 탄생시기가 10년이 넘으면서, 각자 지병이 도지기 시작하는데.. TC-1 은 렌즈 유니트 부위로부터의 빛샘현상이 종종 속을 썩이는 편이다. T3는 렌즈베리어 등의 문제로 속을 썩이고, GR1은 액정문제로 속을 썩인다. 그나마 GR1이 가진 error 는결과물이 만들어지는 데에 문제가 없다. TC-1 이나 T3 의 문제는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게 되거나, 결과물에 눈에 띄는 오점을 남긴다.
필자가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이유로 GR1v 를 P&S 의 최고봉으로 꼽는다. 그래서, 필자는 P&S 카메라는 GR1v 만 사용하고 있다. 일기장처럼 date 기능을 켜고, 늘 휴대하고 있다. (언제 고장날지 모르니 한대분의 Spare 는 당연한 기본...) 아, TC-1은 date 기능이 없다.
TC-1 을 예찬하며 소개하다가, 결국 TC-1 을 까는 문장들이 이어졌다. 흠흠...
다, 계획이 있는 글의 흐름이니...
여담으로, GR1 의 아이코닉 사진가는 '모리야마 다이도' 가 있고, TC-1 에게는 '아라키 노부요시' 가 있다. 그렇다면, T3 에는?? '이... 이효리' 가 있다??!! T3 는 흠흠 '아무나 찍어도 잘 나와요' 의 '아무나' 가 있다. 그래서인지 가격은 T3가 제일 비싸더라...
옛날 옛날, 미놀타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 TC-1 의 소책자를 갖고 있었는데, 십년을 넘게 보관하다가 결국은 그냥 폐지함에 버렸다. 그때만 해도 필름은 다시 사용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세상일은 알 수 없으니... 인터넷을 떠돌다가 이 이미지들을 다시 발견했다. 언젠가는 없어질 지 모르니, 내 블로그에도 한 번 복제를 해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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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lta 28mm G-ROKKOR 1:3.5 LTM
1970년대 라이카와 합작하여 만들었던 28mm M-ROKKOR 1:2.8 의 명성을 계승한 렌즈이다. 당연히 설계 구조는 M-ROKKOR 와 상이하다. 미놀타 최고 렌즈군에 붙는 'G' 와 최초의 멀티코팅을 만들어 낸 미놀타의 전통과 광학에 대한 끈기를 상징하는 'ROKKOR' 를 합친 이름이다. 밝기는 1:3.5 로 반스탑을 희생하였지만, 그 대신 작은 부피를 얻었다. 작지만,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놀라운 렌즈이다.
똑딱이 카메라가 편하고 좋은 것은 맞지만, 오히려 내겐 그것이 독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앙증맞고 우아한 TC-1 은 분명 좋은 카메라였지만, 파인더가 좀 더 컷으면 좋겠고,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조절, 그리고 초점 조절 등에서 좀 더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었다. 내게 있어 최고의 똑딱이는 GR1v였고, 카메라는 M이나 바르낙이 더 편리하다. 고맙게도, 일본 버블시대의 흥미로운 P&S 카메라의 렌즈들은 LTM 버젼이 만들어져 있다.
1998년 미놀타의 70주년을 기념한 제품군 중 하나인 이 렌즈는 TC-1 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0개의 한정판으로 발매되었다. 블랙버젼의 TC-1 역시 2,500대 한정으로 1998년 발매되었다. 블랙버젼의 TC-1 은 현재 멋지고 휘귀한 필름카메라로서 상당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데, 28mm G-ROKKOR LTM 렌즈의 시세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통 써드 파티의 교환식 렌즈는, 그것을 디지털 바디에서 사용할 때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후옥돌출형의 설계구조상 주변부 마젠타 캐스팅이 많이 발생하는 이 렌즈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였다.
이 렌즈의 진가는 Positive Film 과의 조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컬러 네가티브 필름만 사용하면서 이 렌즈를 평가한다면, 금새 렌즈를 처분할 지 모른다. 맑고 짙푸른 Blue 의 표현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기분좋게 상쾌한 하늘을 가벼운 마음으로 담고 싶다면, 이 렌즈를 지니고 다니면 된다.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은 주제를 부각시켜주며 전반적으로 콘트라스트가 세고, 색상은 진득하게 맺힌다. 이는 맑고 투명하며 다소 연약한 색들을 보여주던 옛 ROKKOR 들과는 차이가 분명한 특색이다.
TC-1 의 렌즈와 차이가 있다면,
9매의 조리개날을 채택한 점. (TC-1은 완벽한 원형)
3.5에서 22까지 반스탑씩 조리개 조절 (TC-1은 3.5/5.6/8/16 만)
최단거리가 0.8m 인점. (TC-1은 0.45m)
M 등의 수동식 바디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명확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LTM 렌즈는 이전 TC-1 의 좁은 몸체 제한을 벗어났기에 최적화를 위한 Revision 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GR 렌즈는 GR1 에 있는 것을 그대로 LTM 으로 옮겨왔지만, 이 G-ROKKOR 렌즈는 TC-1 의 그것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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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ance
패키징은 어느 렌즈보다도 우아하고 고급스럽다.
금속으로된 'G-ROKKOR 28mm F3.5' 팻말이 포함이 되어 있는데,
이 패키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진귀한 수집품을 마주하는 착각을 느끼게 된다.
쉽게 볼 수 있는 실버크롬이 아니라, 미색의 샴페인 골드가 감도는 매트한 실버 마감이다. 전용후드와 앞캡은 도장이 동일하다.
정밀하게 가공된 면과 edge 들로 하나의 공예품을 완성했다.
후드 역시 일반적인 개밥그릇이 아닌, 손끝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후옥은 돌출형이며, 렌즈의 손상을 막기위한 가이드가 장착되었다.
이 렌즈를 처음 접해보았던 몇 해 전에는 LTM 렌즈이므로 바르낙에 꽂아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기도 했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실버 크롬과 그 결을 달리하여 잘 어울리지 않는다.
마운트는 LTM 인데 반하여. 기저부가 넓어서, 바르낙에 마운팅을 했을 때, 뭔가 잘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운트는 LTM 이지만, 마운트 기저부는 M마운트에 딱 맞게 제작을 하였다. 그리하여 LTM adapter 를 연결하여 M 바디에 꽂으면, 완전체를 보는 것과 같이 부드러운 연결선을 보여준다. LTM 렌즈라고 해서 바르낙에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 렌즈는 M 바디가 제일 잘 어울리고,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미놀타는 왜 이런 독특한 색상의 마감을 선택했던 것일까?
분명 실버크롬 바디와 매칭했을 때,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미놀타가 이런 마감을 선택한 이유는...
독특함, 우아함, 그리고, '블랙' 바디를 뒷캡으로 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더 돋보일거야잉~)
블랙바디와의 매칭에서 보여주는 오우라가 정말 대단하다.
40.5mm 구경의 필터는 다양하지만, 이중 PETRI 의 필터만큼 일체감을 주는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 그렇다. PETRI 가 카메라 역사에 기여한 부분은 바로 '필터' 이다.
미놀타에서 같은 도장 마감을 한 UV 필터를 셋트로 제공을 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리개는 반스탑씩 끊어지며 그 감이 매우 Crispy 하다.
TC-1 의 최단 초점거리는 0.45m 이지만, RF 바디에서는 커플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LTM 렌즈의 최단 초점거리는 0.8m 이다.
바르낙에서 커플링되는 거리가 0.9m 정도부터이기 때문에(개체별로 0.8m까지 커플링되는 경우가 있음) 이렇게 절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조금 아쉽기는 히지만 일반적인 최단초점거리인 0.7m 가 아니라고 해서 크게 이질감이 들지는 않는다.
달리 말해 무엇하랴... 단아하고, 고우며, 우아하다.
Focusing Knob 역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기능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잡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TC-1 의 렌즈와 가장 큰차이는, 9개의 조리개 날을 가졌다는 점이다. TC-1 은 완벽한 원형조리개(원형구멍)로 구조화 되어 있다. 이로 인하여 렌더링의 차이는 조금 존재할 것으로 추측된다.
TC-1 의 경우 3.5/5.6/8/16, 4가지의 조리개 값(원형구멍)만 제공하지만, LTM 렌즈는 F22 까지 조일 수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28mm 의 최고봉은 SUMMICRON 임이 분명하지만, 그 크기로 인해 불편감을 느낀다면, 대안으로 이 G-ROKKOR 만한 렌즈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전제조건은 '필름에서만 사용할 때' 이다. 이 렌즈는 후옥돌출형으로 디지털 바디에서 사용시 주변부에 마젠타 캐스트가 매우 심하게 관찰된다. 그런 이유로 망설이며 2번 정도를 내쳤었는데... 팔아묵어 보았자, 결국 더 큰 비용을 들여 다시 들일 뿐이다.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았던 필름 매체가 이젠 개성있는 장르의 '표현력'과 '행위예술' 로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관심이 크든 말든 별 상관은 없고, 적어도 내가 즐길 수 있는 시절만큼은 필름이 계속 생산되기를 희망한다. 이 아름다운 렌즈는 실컷 즐기다가, 필름을 더 즐길 수 없을 때가 온다면, 눈요기용으로 잘 소장하고 싶다. 미놀타는 30년 이상을 내다보고, 패키징 역시 눈요기용으로 전시하는 수고에 대하여 한 몫 거드는 섬세한 배려를 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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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s
with Color Positive Film
with Color Negative Film
with B&W Negative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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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가 남겨준 정성(精誠), 28mm G- ROKKOR 1:3.5 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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