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m apo summicron, Range Finder Coupling Issue on Film M bodies
라이카 엔지니어들의 노고로 탄생한 비구면 3매의 35mm apo summicron-m, asph 렌즈,
3월에 발표된 이 렌즈는, 발빠르게 예약하고 대금을 미리 지불한 이들에게 순차적으로 배송이 되었다.
라이카 유저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이 렌즈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에, 아주 느린 속도로 소비자들에게 배급이 되었다.
필자는 사실 이 렌즈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으나, 호기심은 잠재울 수 없기에 좀 늦은 시기에 구매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렌즈를 받을 때가 되었을 무렵...
옛 필름카메라에서 특이적으로 거리계 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들려왔다.
새로운 35mm apo summicron-m, asph 렌즈는 기존 렌즈들과는 특이한 차별점을 가지는데, 무려 0.3m 까지 근접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0.7m,0.8m,1m 최단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들과는 분명 다른 점이다. 라이카는 피사체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점을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거리계 연동 기반의 M 바디의 광학파인더에서는 0.7m까지만 이중상을 맞춰서 초점을 잡을 수 있고, 그보다 근거리는 목측, 또는 디지털바디의 라이브 뷰 기능을 이용해서 촬영해야 한다.
즉, 0.7m 까지는 광학파인더의 이중상을 보고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모든 필름 M 바디에서 원활하게 동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라이카의 M 렌즈는 매우 상징적이며, 개발하기 쉽지 않은 특징을 가지는데, 그 이유는 1954년 출시된 M3부터 모든 M바디에 필름과 디지털을 불문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일반적인 디지털 시스템에서는 렌즈에서 잡지 못한 왜곡이나 수차등의 오류를 바디의 프로세스에서 보정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런 꼼수(?)가 통하지 않는 것이 바로 M 시스템의 핵심이자 정수이다. 본연 그대로 최고일 것. 이런 이유로 실제 사용가치로 라이카를 애용하는 (필자같은)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명품 카테고리의 물건이 아닌, 사용하기 좋고 결과물도 마음에 꼭 드는 카메라이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런 언급에 대해서 분명 반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라이카 카메라를 몇년 사용해보지도 않고, 짧은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또는 (최악의 경우) 주워들은 풍문으로 이래 저래 단정짓고 이야기를 지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과의 논쟁은 무의미하다.
여튼 카메라 역사의 획을 그을만한 35mm apo summicron 렌즈를 오랜 기다림 끝에 수령을 했다.
렌즈의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나서, 거리계 연동 issue 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모델을 불문하고, 어떤 필름 카메라에서는 0.7m까지 정상적으로 연동이 되고, 어떤 카메라에서는 1m, 심지어 2m 에서부터 연동이 안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는 렌즈 거리계 연동부의 전통적인 설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음을 직감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뽑기운, 렌즈의 공차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35mm apo summicron 렌즈를 기점으로 설계의 변혁이 있었다. 좀 더 정교하고 깔끔한 외장을 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통적인 렌즈의 거리계 연동부위를 살펴 보자.
렌즈 후옥유니트와 마운트 사이에 보이는 헬리코이드 끝단 부분이 바디의 거리계 연동 cam 과 밀착이 되어 이중상을 움직이는 구조이다.
M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M3 의 거리계 연동부위를 살펴보자
바디 거리계 연동 cam 의 움직임을 알기 쉽게 표기해 보았다. 여기서 핵심은 구조상 연동캠의 움직임이 수직적 위치이동이 아니라, 곡선형 운동을 한다는 점이다. (물론, 위의 화살표는 조금 과장되게 표현된 것이다.) 그리하여, 최단거리 초점이 될수록=연동cam이 앞으로 튀어나올수록, cam 곡선운동부의 외측과 내측의 지점이 바디마다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설계에서는 이 밀착부위 범위의 융통성을 많이 두었던 것이고, 35mm apo summicron 렌즈는 이 범위를 좁혀 놓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모든 M 필름바디에서 이것이 제대로 연동될 수 없는 것이다.
(참고로 M3 바디는 최단초점거리 연동이 0.9m 로 설계되어 있다. 즉, 연동부를 손보지 않은 M3는 0.9m까지만 거리계 연동이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편의상 이 부위를 간단하게 손봐서 0.9m보다 짧은 거리에서 거리계 연동이 될 수 있도록 조정된 개체들이 많이 있다.)
다시 35mm apo summicron 렌즈로 돌아와 보자.
즉, 이 새로운 연동부와 제대로 coupling 될 수 있는, 허용된 궤도의 곡선운동을 하는 부품을 지닌 바디와는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은 바디에서는 cam 부위가 튀어나오다가 렌즈의 구조에 막혀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아래에 그려본 보라색의 형태로 후면부 마감을 수정하면 대부분의 바디에서 거리계가 연동되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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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필름바디의 마운트 부위를 살펴보자. 약 2010년 정도를 기점으로 이중상 무한대 합치부를 조정하는 부위가 일자드라이버 홈이 아닌 육각렌치의 음형으로 되었다는 것 외에는 두드러지는 차이를 관찰하기 어렵다.
필자가 실사용중인 15개의 M 필름바디에 모두 테스트해보지는 못하였으나, 원리를 알았으니 굳이 모두 테스트해 볼 필요가 없었다.
준비해서 가지고 간 2대의 M4, 2대의 M7, 그리고 M10-R 에서 거리계 연동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그중, 거리계가 문제없이 동작한 경우는 1974년에 생산된 M4, 2003년 생산된 M7, 그리고 2021년에 생산된 M10-R 이었다.
1967년 생산된 M4, 2016년에 생산된 최후기 M7 의 경우 는 거리계 연동이 1.5m~2m 부근에서 중단되었다.
정확히 이유를 알 수 없지만, M4 바디들에서 이 렌즈는 바디에 완전하게 결착이 되지 않았다.
즉, 이것은 바디 부품의 공차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모델별로 또는 생산시기별로 구분지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이대로라면, 라이카 필름 M 바디를 소개할 때, '이 바디는 35mm apo summicron 렌즈와 문제없이 작동합니다.' 라는 문구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굳이 이 35mm apo summicron 렌즈를 필름에 물려 써야할 이유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렇다, 디지털 바디만을 사용하는 이에게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사안일 것이다.
그러나, 필름과 디지털 매체를 모두 사용하며 그 맛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라이카 렌즈들을 필름에 물려본 사람들은 그 '희열' 을 잘 알고 있다.
필름에서 라이카 아포 렌즈가 다른 특징을 가지는가?
그렇다. 50 apo summicron 에 kodak E100VS 를 물려보았을 때의 그 감동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라이카 역시 근래에 무척 증가한 필름 카메라 수요를 분명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디지털과 필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라이카 유저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내가 갖고 있는 필름 M 바디들은 거리계가 모두 잘 연동되요."
그럼 Lucky 한 것이다. 굳이 많은 바디를 가져야 할 이유가 없으니, 있는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이 놀라운 35mm apo summicron-m, asph 렌즈는 라이카 역사상 새로운 변혁의 기점에 있는 렌즈이다. 새로움이란 변화를 뜻하고, 기존 것에 대한 처사에 대하여 분명한 결정을 해야한다. 라이카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데, 그것들이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한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 물론, 기업에서 어떤 모델을 출시했을 때, 70년전에 사용했던 바디에까지 그것이 적용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애정어린 유저들이 백년의 기업 라이카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 이상의 것임이 분명하다.
애플이 오래전 단종된 iPhone 3Gs 에게 iOS 6 버젼까지만 지원했던 형태, 이런 것이 일반적인 기업들의 논리일 것이다. 그러나, 라이카는 아직까지 필름 M 바디인 MP 를 생산중에 있고, 새로운 필름 M 바디를 준비중에 있다. 라이카에서는 유일무이하게 필름카메라가 현재 진행중이다. 단종된 것이 아니다. MP 와 같은 최근의 바디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라이카에서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시사한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비교적 간단하게 후면부의 부품교체로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내부에 필자가 모르는 어떤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지는 라이카 본사만이 알 것이다. 일일이 모든 바디들을, 또는 제한적으로 지정된 바디들을 조정하는 것은 시간낭비, 돈낭비, 인력낭비일 것으로 보인다. 렌즈 구조 자체에서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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