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5SWC CFi Biogon 38mm 1:4.5 (2001-2006)
905SWC CFi Biogon 38mm 1:4.5 (2001-2006)
.
.
.
.
목측식 중형카메라, 독특한 외형을 가진 SWC 는 고금을 통틀어 팬덤이 풍부한 카메라 중 하나이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마지막 단 한대의 카메라(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로 SWC 를 꼽기도 한다.
5년전에 903SWC 에 대하여 적어놓은 글이 있으니, SWC 에 대한 정보들은 아래 링크한 글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
어떤 카메라를 쓰면서,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이라고 건진다면 그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
SWC 의 the last generation 인 905SWC 는 2001년 903SWC 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았고, 2006년경 단종에 이른다.
CF 와 CFi 렌즈는 렌즈의 설계는 5군 8매로 동일하며, 외형은 다르다. CFi 경통디자인이 좀 더 트랜디하며, 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각자의 취향에 따를 것이다. 코팅이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전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면 T 코팅재료의 사용이 환경규제에 제한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재료로 코팅을 한 것이다. 그리하여 CFi 38mm 렌즈는 (현행 렌즈들에서 많이 보이는) 마젠타 빛이 강한 코팅색을 보인다. 렌즈의 코팅이 영향을 주는 것은 생각외로 크기 때문에 개선된 코팅이, 개선된 성능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하다. 칭송이 자자하던 전통적인 T 코팅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CFi 렌즈를 폄하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광학적 성능은 당연히 최신기술이 접목된 product 가 좀 더 좋은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옛 재료에 대한 애착 등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황변된 radioactive 렌즈가 최고 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MTF 챠트는 해상력과 왜곡에 대한 경향성을 읽는 것일 뿐, 단순히 그것을 절대적인 평가기준으로 맹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동일한 시간대, 환경, 동일한 챠트, 매체를 이용하여 측정 후 비교했다면 가치가 있다.)
.
역시, Biogon 은 사진하는 환자들의 피를 끓게 하는 이름이다.
Biogon 에 필름을 물려서 슈팅을 하는 것은 마치, 전설의 명검인 의천검(倚天劍)을 휘두르는 느낌이랄까?
다만, 그놈의 칼자루가 좀 아쉽긴 하다.
.
.
이렇게 좋은 SWC가 대체, 왜, 중고시장에서 쉽게 보이는 것일까?!
SWC 의 풀리지 않는 비밀은 파인더에 열쇠가 있다.
핫셀블라드는 대체 왜 파인더를 그따위로 만들었을까?
만약, 파인더 문제만 말끔하게 해결되었더라면, SWC 는 시대를 초월하는 유일무이한 일순위의 명기로 자리잡았을 것이 분명하다.
조리개 수치와 셔터스피드, 거리눈금, 그리고 수평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파인더의 기능적 성능은 나무랄 것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피사체를 바라보는 상면이 문제다.
전용 파인더를 보아서는 실제로 어떻게 찍혀나오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공손한 자세를 유도하는 보이그란더의 6x6 angle finder 를 이용할 수 있으나,
시선의 각도가 바뀌고, 실제 파인더에서 보이는 것보다 적게 찍히는 오차가 있다. (전용파인더의 경우 보이는 것보다 넓게 찍힌다.)
그리하여, 사용자는 끊임없이 고민을 하게 되는데...
촬영을 할 때는 '내가 이노무 SWC 를 팔아먹고야 만다.' 라는 다짐을 하다가,
그 결과물을 바라볼 때는 '아... 이래서 놓을 수가 없지.' 하며 이전의 다짐을 망각하게 된다.
이것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데, 이거 뭐 애증의 연애사에 등장하는 밀당도 아니고...
SWC 는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사진을 만들어 낸다는 말이 더 적확할 만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SWC 의 마스터가 된다면, 그 후진 파인더를 보면서도 어떻게 찍혀 나올지 또렷하게 상상을 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겠지만,
SWC 마스터의 길은 매우 험난해 보인다.
천하일색의 Biogon 들은 당최 제대로 된 몸뚱이와는 인연이 부족한가 보다.
하지만, 그렇게 몇번을 내치고 또 들인 이녀석을 이젠 굳이 내보내려 하진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즐기기로 했으니까,
타타타(तथाता)...
.
.
.
samples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epilogue
오랜만에 905SWC를 사용하며 느낀 소고를 적어보았다. 근래에 핫셀블라드에서 출시한 레트로 스타일의 디지털 백 907x 에 SWC 를 붙여보고 싶은 상상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센서 사이즈가 44mm x 33mm 인 907x 에 SWC를 물리는 순간, 우리가 알고 있던 SWC 는 더이상 SWC 가 아니게 된다. SWC 가 가진 힘은 초광각으로서 근접촬영시 원근감이 고조되며 생기는 공간감으로 그 표현력이 극대화된다. crop 바디(6x6필름 면적을 기준으로) 에 붙은 SWC unit 은 일반적인 광각렌즈가 되어버리므로 이 힘이 둔화된다. 이러한 신구의 만남이 흥미로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 디지털 백에는 시대에 맞게 출시한 제짝 렌즈 유니트를 붙여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SWC 는 역시 필름으로 즐기는 것이 좋겠다...
SWC 는 초광각렌즈의 전형적인 특징, '근경은 한없이 당겨오고, 원경은 한없이 밀어낸다.' 을 보인다.
또한 수직 수평이 잘 맞지 않을 경우 원근에 의한 상의 왜곡이 심해져서 어색한 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어색함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 친구 PIYOPIYO 가 늘 하는 이야기처럼, SWC 는 'Eye Level' 로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들이대! 들이밀어!" 선배들의 말은 맞다. SWC 는 역시 들이대는 맛이 일품이다.
들이댄 사진도, 점처럼 멀어진 사진도, 근원경 모두에 칼같은 시원함을 보여주는 SWC 는 첨언할 필요없는 명기임이 분명하다.
모두가 알고 있듯, 모든 문제는 결국 다루는 사람 탓이다.
언젠가는 나도 SWC 마스터가 될 수 있겠지... 라는 희망을 가져보며, 즐거웠던 한달간의 SWC 수련을 마친다.
.
.
.
'the Camera 1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ooks-Plaubel Veriwide 100 (1959-1965) (0) | 2023.04.02 |
---|---|
The Last 6x7 Black Bros (0) | 2021.09.29 |
Makina W67 (comparing with GF670W) (0) | 2021.07.10 |
나만의, 나를 위한 카메라 #3, KB1 (King of Biogon no.1), typ5369 (0) | 2019.06.10 |
Zenza Bronica RF645 (2000-2005) (0) | 2018.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