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입문 일년 반, 그리고 다섯가지 시스템
System 1.
Garrad 301 + FR64s + Thorens MCH2 + Western Electric 618B
Mark Levinson no.5101
Mcintosh MR-71 Tube Tuner
Mcintosh C22 (1st) pre amp
Mcintosh MC40 power amp
Tannoy Langcaster Corner (12" red monitor)
유쾌한 Mcintosh C22, MC40 과 약간은 새침떼기같은 Tannoy Langcaster 가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집에 혼자 있을 때 (별로 없지만) 거실에서 듣는 나의 최애 시스템...
탄노이는 그를 제대로 울려줄 만한 amp 를 만나야만, 그리고 적절히 볼륨을 키우고 들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팔방미인...
Western Electric 618B 승압트랜스는 자그마한 불알 두짝에 700만원을 호가하는 매우 고가의 승압트랜스인데, 웨스턴 일렉트릭답게 중역대를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그리하여 나같은 초보들이 무척 좋아하는 두툼한 소리를 더 만들어 주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는 뽕짝에나 제일이라며 폄하하기도 하던데... 내 귀에 좋으면 그만인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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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2.
Thorens TD 124 MK I + Ortofon SPU Meister Silver GM MK II + Ortofon T-2000
Mcintosh MR-77 TR Tuner
Lumin T3 Network Player (with DAC)
KTS Sonnet (Marantz 7 circuit) pre amp
300B SE power amp (interstage type, by 김계중 사장님)
Western Electric 755a (gray) full range speaker
지친 하루를 마감하며 골방에서 축 늘어져서 듣는 시스템이다.
생김새는 사납지만, 여성적인 소리 성향의 시스템이다.
단아하고 정제된 marantz 7 의 소리
화장을 곱게한 300B 의 소리
밝고 화사한 755a 의 음색이 어우러져 즐겁다.
현행 카트리지 중에는 Ortofon SPU Meister Silver GM MK II 가 매우 좋은 solution 으로 보이며,
단 하나의 승압트랜스만 선택해야 한다면 단연 T-2000 을 꼽겠다. (접지 케이블을 포노단, 톤암 모두에 무조건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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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3.
AR AR-XB + Ortofon MC20 / Denon MC-103R / Shure M3D (MM) + Jorgen Schou no.41 (old type)
Mcintosh MC60 power amp
Hifirose RS-250
SWH C22 type pre amp (서원호 형님 제작)
AR3 (sn.8xxx) speaker
사무실에서 가끔씩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듣는 조합이다. 일을 마치면 상가 대부분 호실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
볼륨을 12시 너머 1시 2시 3시 까지 보내기도 한다.
오디오 샤워를 하는...
AR3 는 묘한 음색을 가진 개성있는 밀폐형 스피커이다. 음압이 낮고 제대로 울려주기 쉽지 않다.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며, 답답한 소리가 난다면 꺼려하는 이들도 많다.
다른 음압 높은 스피커들을 주먹으로 북을 두들기는 것에 비유한다면, 음압낮은 밀폐형의 AR3 는 주먹으로 벽을 치는 것과 같다.
너무 너무 열받을 때 주먹으로 벽을 마구 두들기면 소리가... 잘 날리가 없다.
그러나, 헐크가 벽을 부수듯 두들긴다면 ?
MC60과 조합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KT88 PP 의 강한 힘으로 AR3 를 사정없이 밀어부친다.
어떤 소리냐고? 상상해 보시라~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이 시스템에는 턴테이블에 큰 투자를 하지 않았다.
보통은 AR-XA 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데, 나는 톤암 리프트 기능이 있는 AR-XB 를 선택했다.
영 마땅치 않은 소리가 나길래, 내부에 톤암의 에나멜선과, RCA cable 선이 녹슨 싸구려 주석 소켓을 통해 연결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서원호 형님의 도움을 받아서 직결을 했다. 그러고 나니 소리가 아주 좋아졌다...
공부하겠다고 이래 저래 정보를 찾아보니... 정말 오디오 판에는 헛(개)소리가 너무 많더라... AR-XA,XB 만 하더라도, 그 소리의 비밀이 원본 케이블에 있으며 케이블 자체가 저항값(옴값까지 적혀있...)이 매우 높다고;;; 심지어 이 내용은 책으로 출판까지 되어 있더라는... 꽤 유명세를 날리는 분이던데...
그래서 케이블을 교체하고 떼어내서 저항값을 재보니!!! 개뿔, 선재가 저항값이 그렇게 높을 수가 있겠냐?!
어쨋든, 그래서 AR-XB 와 MC20 카트리지로 천상의 소리가 나냐고??
오디오는 딱 돈값만 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System 1,2 의 LP 소리보다 못하다...
유명세를 떨치는 죠겐쇼우 no.41 구형이 채색해주는 소리는 딱 맥아리가 없는 느낌이다. 어깨 뽕 빼고, 힘 빼고 설렁설렁 흐느적거리는 태극권의 움직임과 같다고 할까? 이것도 개성이라면 개성이니...
DAC 를 고민할 때, 처음에 blu sound 의 node 3 를 샀었다. 그런데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나의 귀를 만족시킬 수가 없어 정말 하루만에 팔아버렸다. 그 상황에서 서원호 형님께서 추천해 주신 것이 하이파이로즈 라는 국산브랜드의 RS250 모델이다.
DAC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main chip 의 종류가 아니다. 근래의 대세는 ESS 의 ES9018,9028,9038 로 고급기들에는 거의 이 칩들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ES9038pro 를 사용한 50만원짜리 중국산 DAC 와 몇백만원짜리 고급 브랜드의 소리가 같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DAC 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아날로그단을 얼마나 충실하게 만들어 내었느냐이다. 이미 데이터를 분해하는 chip 들의 스펙은 차고 넘친다. 아무리 디지털 방식이라도 그 사이를 연결하는 inter-connection 은 아날로그다. 손실없이, 왜곡없이, 변형없이 전달한다는 것은 가상의 개념이고, 그것은 불가능하다. 윤광준씨가 가성비로 극찬한 중국산 SMSL M500 을 mk2 와 mk3 까지 2번을 사고 팔아 보았다. (그래도 node 3 보다는 이게 더 나았던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DAC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날로그 단이다. 칩의 스펙만 강조하는 DAC 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여튼 아날로그단이 충실하고 좋은 소리를 내 준다고 몇백만원 몇천만원까지 쓸수는 없으니, 상위 기종들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면
RS250 정도가 제일인 것 같다. 그보다 3배가량 비싼 Lumin T3 도 사용중이지만, 큰 차이가 없다.
이 시스템에서는 말이 너무 길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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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4.
Naim Nait 2 TR integrated amp
Naim NAT02 TR tuner
Naim CDX CD player
Wattson Emerson Network player (analogue type)
Rogers LS 3/5a speaker (15ohm, white valley sn.9xxx)
경박단소...
간결하고 이쁘장한 시스템이다. 매칭도 무척 좋다.
특히 CDX 소리가 참 독특하고 맛난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픈 마음으로 듣는 시스템...
로저스 3/5a 스피커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 번 정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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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5.
Mac Mini M1
DuDAC
DuPRE
Grundig MT100 TR Tuner
SWH 6V6 PP power amp (서원호 형님 제작)
B&W AM-1 speaker
안방에서 듣는 간략한 시스템이다. '빈티지오디오카메라' 네이버카페에서 공제한 두꺼비(KCC 정회장님 별명) 시리즈에 서원호 형님을 조르고 졸라 만든 6V6 PP amp 를 물렸다. 스피커는 천장형 스피커인 AM-1 을 셋팅했는데, 이 야외용 스피커의 성능이 생각보다 발군이다. 침대에 누워서 들을 수 있는 구조로 셋팅해놓고 쓴다. 프로젝터로 영화등을 볼 때도 요긴하고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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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취약하지만, 상대적인 비교는 아주 잘 한다.
그리하여 수시로 오디오 시스템을 뒤엎으며, 다가올 즐거운 소리를 맞이할 궁리를 하곤 한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것이 뇌이징... 몇달을 듣다보면 식상해지고 이놈이 그놈이고 그놈이 이놈같다.
내 경우는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시스템을 간간히 돌려 듣는다. (마눌님의 눈초리를 피해다니며...)
그래서 지루할 새가 없고, 일년째 다행히 나가고 들어오는 오디오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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