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35mm summilux-m, 1st non-eye : 올드렌즈의 두 얼굴...
누구나 꼭 한번쯤은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
아무리 참고 참더라도,
out of control...
충동적으로 사고를 치면, 이것은 곧 문제가 되기 마련이다...
애증의 라이카,
내가 갖고 싶었던 렌즈는
전설의 두매(35mm summilux-m, aspherical, 3rd : 35AA)도 아니고,
회오리보케가 맛깔나게 나오는 점잖은 생김새의 녹티룩스1세대(50mm Noctilux-m, 1:1.2)도 아니다.
현행만큼 쨍한 결과물을 주는 8매(35mm summicron-m, 1st : 8 element)도 아니다.
바로 이것,
35mm summilux-m, 1st : steel rim, non-eye
눈이 없는 1세대 35룩스...
생김새가 너무 이쁘고,
ollux 후드역시 너무 이쁘다.
멍청한 결과물도 마음에 들고,
아무튼 다 좋다... 단 가격만 빼고,
10년전에 비해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이 올랐다.
최근에는, 외관은 좋은데 렌즈알에 곰팡이로 의심되는 것이 있는 개체가 1200만원정도에 거래되기도 했다...
아무튼, 황당한 렌즈다...
결국은 이베이를 탐색하다가
덜컥, 무모한 짓을 해버렸다.
시리얼도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1777770
셀러는 오랜세월 이베이에서 positive feedback 을 쌓은 사람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문의에 대한 응대가 좀 불친절했다.
여튼 렌즈는 오스트리아에서 날아오기로 했다.
http://www.ebay.com/itm/262587005937
이게 왜 아직도 ebay 에 있냐고??
벌써 이야기하면 재미가 없다...
계속 읽어보면 답이 나온다.
렌즈는 UPS 를 통해, 3일만에 통관을 거쳐서 무사히 도착했다.
렌즈와 ollux hood 간에 유격이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또 체결하고 마운트를 했을때, 삐뚫어진 경우도 있다.
해당 렌즈는 유격없이 후드가 잘 맞았었다.
거리계의 페인트가 거의 날라간 것 외에는 준수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17로 시작하는 전기형의 35룩스 1세대는 퍼플코팅을 보인다.
20으로 시작하는 후기형의 35룩스 1세대는 엠버코팅을 보인다.
이 코팅차이가 결과물에 얼마만큼의 큰 차이를 주는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겠다.
35룩스 1세대를 몇개 써보고 내린 결론은,
세대차 (35룩스 1세대와 2세대는 설계가 동일하다. 외모와 코팅만 다르다.) 또는 코팅차이보다
더 결과물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개체차이 (QC 가 잘 안되었다는 말, 허나 이것을 개성으로 존중받는다.) 라는 것...
이 개체는 조금 이상한 부분이 전면의 렌즈가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퍼플코팅이 잘 비춰보이지 않았다.
기분탓일까?
간혹 렌즈를 깎아서 넣거나, 35룩스2세대의 렌즈알을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좀 의심이 되었다.
(올드렌즈들은 항상 이런 리스크가 존재한다.)
한 곳의 나사가 존재하지 않았다.
35룩스1세대의 빨간콩은, 콩없이 페인트 칠만 되어 있는 개체도 있고, 콩이 있는 개체도 있다.
마운트부분이 개조되어 있거나 하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가장 나를 망설이게 했던 것은 렌즈 후면의 스크래치였다.
셀러의 very clean glass 라는 설명과는 달리,
후면 쪽에 스크래치는 꽤 큰 범위로 존재했다.
렌즈 전면의 스크래치는 결과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후면의 경우는 좀 곤란하다...
(빛이 통과하는 마지막 관문에서 빛을 산란시켜버리는 격이기 때문에)
위의 사진은 LED 광원을 렌즈의 후면에서 전면으로 비춰보았을 때이다.
이 사진은 LED 광원을 렌즈의 전면에서 후면으로 비춰보았을 때의 사진이다.
사실 이것이 실제 필름이나 센서가 빛을 받아들이는 방향이므로,
내 성격상, 반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올드렌즈에게서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는 하지만...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니...
엄격할 수밖에...
(예전에 사용했던 1730923 eyed 개체의 렌즈알은 정말 perfect 했던 것이었다...)
하여 해당 사진들을 제시하고 셀러에게 반품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황당한 대답이
자기가 확인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예전에 너네 나라에서 올드렌즈 사간 사람이 렌즈알을 바꿔치기하고 반픔했다. 너도 그런거 아니냐?'
라는 모욕적인 발언까지 했다.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하긴 세상에 이상한 사람은 참 많으니...
보통 이베이에서 반품을 할 때는 셀러가 반품용 운송장을 발부해야 한다.
그런데, 이 셀러는 해외에서의 운송장을 자기들이 발급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알아서 보내란다.
거기다가 한술 더떠서,
오스트리아로 보낼 경우 관세가 부과되는데, 자기들은 세금낼 생각없다고 했다.
책임감이 아주 끝내준다...
그리고, 8월 14일부터 23일까지 휴가라고 했다.
하여, 자기네 샵 홍콩지점으로 보내면 처리해주겠다고 했다.
홍콩은 무관세지역이기 때문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으니,
세금문제로 셀러와 아웅다웅할 이유도 없다.
결국 한국 UPS 에 가서
렌즈가격을 신고하고 보험까지 들어서 배송을 보냈다.
착불도 안된단다...
총 배송료가 19만원...
게다가, 단가가 너무 높아서, 세관에 따로 허가를 맡아야 한다고 했다.
꽤나 복잡했던 셉이다...
여튼 우여곡절 끝에 렌즈는 홍콩으로 날라갔고,
다행히 셀러의 대리인이 렌즈를 수취한 익일에 paypal payment refund 를 완료하였다.
카드 취소는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 후에 진행되었다.
책임감 부족하고 모욕적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던
셀러에게 화가 단단히 나서 이베이에
내가 지불한 배송료를 셀러에게서 환급받도록 해달라고 하니,
안된단다. 자기들이 해줄 수 없다고, 그것은 셀러마음이란다.
즉, 내가 그에게 직접 지불했던 비용들은 모두 환불받을 수 있지만,
내가 스스로 배송업체에 지불한 비용은 환불받을 수 없다는 것...
뭐, 이런 삽질에서 ebay protection 으로 다행히 환불을 받았으니,
더이상 스트레스 쌓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로화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매입가 원화보다 매입취소 원화가 6만원정도 높아져서
그나마 손해를 덜 보았다...
이번 삽질 수업료... 13만원...
내가 직접 렌즈를 보았다면
구입하지 않았을 것 같다.
직접 보지도 않고,
사진과 설명으로만 판단하고
고가의 렌즈를 구입한 것은
분명한 내 잘못이다...
.
.
.
1. 제품사진을 맹신하지 마라, 사진은 그렇듯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반영할 수 있다.
2. 정말 갖고 싶고, 나에게 소중하게 될 물건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중고라면 무조건 직접 보고 사라.
3. 해외구매시 반품은 (게다가 그것이 고가라면) 엄청 골치 아프다.
4. 시리얼번호 따위에 현혹되지 마라. (1777770따위...)
5. 살까말까 고민되면, 그냥 사지 마라.
.
.
.
그래도 렌즈물려서 테스트겸 한번은 찍어봤다...
여느 1세대 35룩스처럼 광륜도 있고,
보케패턴도 유사하고,
글로우는 중간정도이고,
최단초점거리로 원경을 바라볼 때, 보여주는 공모양 보케도 나오고
부채살 모양, 주변부로 가면 새모양의 보케도 있고...
다만, 나는 너무 깨끗한 개체를 갖고 싶었던 것이다.
그게 전부였던 것 같다.
욕심은 과오를 부르고, 과오는 스트레스와 함께 손실을 가져온다.
이런 삽질 다시는 안하련다...
내머리속의 지우개처럼 또 까먹고 삽질을 할까 두려워,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둔다.
35mm summilux-m, 1st non-eye : 올드렌즈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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