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 미개봉?
뭔가 새거를 깔 때는 기쁘다. 그것은 지름쟁이들의 공통적인 감정일 것이다.
새거는 새거니까 당연히 내가 제일 먼저 깐 것이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아니, 그것 보다도 그게 정말 중요할까?
라이카를 샀다. 라이카를 소유한다. 라는 인식에서 그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라이카니까 이러이러이러해야 하고, 저러저러저러해야 한다' 라는 식의 사고 범위가 확장되면 자충수에 빠진다.
두말할 것 없이 내가 그랬으니까,
라이카 제품은 일반적인 room 에서 고무장갑을 낀 작업자들에 의해 조립이 되며, 검수 담당자가 이리 저리 만져가며 조작해보고 테스트를 한 후 출고가 된다. 보통사람들이 적당히 포장박스를 접어서 제품을 패킹하고, 마지막으로는 한번더 재생갱지로 만들어진 허접한 무지박스에 바코드와 시리얼넘버 생산연월이 새겨진 스티커를 붙이고, 셀로판 테이프로 대충 봉한다. 이것이 각 국가로 운송되어, 각 나라의 리셀러 혹은 라이카 스토어에서는 그 무지박스 상태의 제품을 받아서 소비자에게 출고한다. 무지박스를 제거하고 비닐 봉지로 포장하는 것은 한국의 '반도카메라' 라고 하는 리셀러가 유일무이할 것이고, 라이카코이라 직영 스토어에서는 무지박스를 뜯고 제품박스위 뚜껑에 스티커 하나를 붙인다. 이러나 저러나 월드워런티라 전세계 어디서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구성물이 빠지는 경우도 있고, 시리얼 넘버가 바뀌어서 찍혀있는 경우도 있고, 등등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는 항상 존재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려 하면, 셀러가 물건을 꺼내 보여준다. 내용물까지 다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안사가면 다시 패킹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신품일까? 신품이 아닐까? 개봉품일까? 미개봉품일까?
'이 값비싼 것을 사는데 보지도 못하고 사야하냐?' 와 '이 값비싼 것을 사는데 당연히 사람손이 닿지 않은 것이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은 상충하는 가치이다.
라이카가 비교적 비싼 공산품임은 분명하지만, 공산품은 공산품일 뿐,
나의 결론 : 라이카는 까도까도 신품~ ㅋㅋㅋ
아무튼, 받아들이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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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무엇을 소유하고 사용한다.' 에서 그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무엇무엇은 어떠어떠해야 한다.' 라는 아집을 갖게 되면 스트레스만 늘어난다.
무엇무엇은 무엇무엇일뿐, 내 생각은 그저 내 생각 혹은 착각일 뿐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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