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A Little Pond, 2009)
지옥은 어쩌면 그것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노근리' 라는 3음절의 단어 속에서 누군가는 잊고 싶은 지옥에 몸서리를 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스쳐가는 바람소리 정도로 짐짓 넘길 수도 있다.
전쟁을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나 또는 우리는 매체의 발전으로 간접경험만 여러번 해 보곤 했다.
전쟁, 그 아수라장 속에는 오로지 2종류의 인간만 존재한다.
'죽이는 자' 그리고 '죽는 자',
'작은 연못' 은 '죽이는 자' 와 '죽는 자' 에 대한 기록의 재현이다.
'죽이는 자' 와 '죽는 자' 모두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것이 전쟁의 참상이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전쟁의 참상, 그래서 나는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를 그저 fiction 으로만 바라볼 수도 있겠다.
또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과거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는 태도처럼...
그래서 이 영화의 평은 극과 극인 것 같다.
비극속에는 정의도 불의도 없다. 비극은 그저 비극일 뿐이다.
명분은 그저 문명이 만들어 낸 가식일 뿐, 비극의 끝은 처절한 피울음만 남을 뿐이다.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 (위키백과)
그 비극의 끝은 무엇이었는지 한번 알고는 넘어가길 바란다.
다만, 끝은 아니다. 노근리를 경험했던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일 테니까...
살아남은 희망마저도 가슴끝을 부여잡게 만드는 처절한 목격...
힘없는 여린 신음만 절로 내뱉게 되는 슬픈 기록의 재현이었다.
이 영화는 투자받지 못한 채로 제작되었고, 중견배우들은 출연료 없이 영화에 동참하였다.
기대했던 송강호씨는 아주 잠깐 나온다... 극의 진행과는 거의 무관한 역할로...
'感'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데렐라, 2015 (0) | 2015.04.06 |
---|---|
밀레 & 바르비종 전시회, 원본을 직접 보아야 하는 이유... (0) | 2015.03.02 |
아티스트 (The Artist, 2011) (0) | 2012.03.07 |
'부러진 화살' 과 '추적 60분' (0) | 2012.02.02 |
부채의 지배 (Final Debtocracy, 2011) (0) | 2012.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