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 & 바르비종 전시회, 원본을 직접 보아야 하는 이유...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 전시중인 밀레 전 (이라고 쓰고 밀레 & 바르비종 전이라고 읽는) 에 다녀왔다.
밀레의 유명한 작품중에 만종은 없었지만, 그 외의 대표작인, 씨 뿌리는 사람, 감자심는 사람들, 양치기 소녀,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밀레는 잘 알다시피 19세기 사실주의 화가의 대표자 중 한 명이다.
19세기 콜레라가 창궐하면서, 바르비종으로 피신한 이들이 이곳, 농촌과 농업을 묘사하게 되고, 화풍을 만들어 내었으며
이들을 바르비종파라고 한다.
허드렛일로 치부되었던 농업과 촌스럽게 보이던 농민들을 아름답고 정겹게 표현하였다.
그리고, 고요함, 경건함을 깃들여 놓았다.
당시의 화가들은 참 기억력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림 하나 하나가 마치 높은 셔터스피드로 촬영한 사진과 같이,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이 넘쳐 보였다.
(빛이 없는 상황에서 고속의 셔터 스피드는 기계로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많은 대표작들을 뒤로한채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그림은 '빨래하는 여인들' 이었다.
황혼무렵의 고난한 일과를 마감하는 일상을 표현하였는데,
밀레의 작품중에 특이하게 배경의 디테일이 많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은은한 하늘색과, 설픈 초생달, 배위의 모래를 푸는 남자, 일을 마치고 돌아서는 아낙,
수풀과 젖은 모래, 고요한 물결, 우리로 돌아가는 소떼,
빨래를 거두는 여인들,
모두 한가지씩 한가지씩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전시장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천천히 그림의 색과 감상을 내 눈속에 머릿속에 새기고 또 새겨 놓았다
<빨래하는 여인들>
장 - 프랑수아 밀레, 1855 년경
캔버스에 유화, 43.5x53.7cm, 보스턴미술관
Gift of Mrs. Martin Brimmer, 06.2422. Museum of Fine Arts, Boston. Photograph © 2014 MFA, Boston.
그런데 집에 와서 웹상의 이미지를 보니, 감동이 저 멀리 달아나 보았다.
내가 새겨 놓은 원본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이래서 원본을 보아야 하나보다.
세상의 무엇이든 완벽히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머리속에 새겨놓은 '빨래하는 여인들' 의 감흥과 색도
내 주관적인 보정을 거쳐 간직되어 있는 것이다.
'빨래하는 여인들' 은 내가 숨쉬고 있는 동안 한번은 더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밀레전은 사진촬영이 불가능하였고(금지)
주차 또한 유료였다.
오디오 가이드는 왜 굳이 안드로이드 기기 대여를 유료로만 하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어플을 등록하면 훨씬 더 접근성이 좋을텐데 말이다.
바르비종파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작가 한명이 더 찾았는데,
바로 줄리안 뒤프레 라고 하는 분이다.
색채와 분위기가 동시대의 작가들에 비해 상당히 밝은 작가였다.
채도가 높고, 푸른기운이 감도는...
주로 소와 아낙을 표현했다.
'感'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2015 (0) | 2015.04.26 |
---|---|
신데렐라, 2015 (0) | 2015.04.06 |
작은 연못 (A Little Pond, 2009) (0) | 2012.04.04 |
아티스트 (The Artist, 2011) (0) | 2012.03.07 |
'부러진 화살' 과 '추적 60분' (0) | 2012.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