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2, type I : button rewind

Leica M2, type I : button rewind

거인광학에서 모델하던 미모의 M2인데...

주인이 '정'상인이 아닌 '박'상인이라서, 소박맞은 처지를 가엽게 여겨 데려왔습니다.

(니콘을 사기위해 라이카를 팔아먹는다니!!! 세상에 이런일이!!!)

잘 씻기고, 쌀밥에 고깃국 먹이고, 저의 소프트버튼 표식도 달아주고, 하판 순정보호필름도 붙여주고,

사포질로 괴롭히던 전주인과는 달리, 저는 정상인이자 진성 라이카 유저로서

이 아름다운 M2를 따뜻하게 잘 위로해주고 있습니다.

삼척동자가 보아도 '이건 M2 !!' 라고 할 수 있는 M2 의 특징적인 셔터카운트 다이얼입니다. 이것의 느낌은 바르낙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정교하고 정숙하며 탄탄한 느낌을 줍니다. 이것을 직접 만져보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은 M2 셔터다이얼을 만져본 자와 만져보지 않은 자로 나뉜다" 라는 뜻을 명확히 알게될 것입니다. (아... 오리지날 MP 의 다이얼도 한번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녀석은 M2 중 초기 생산분에 해당하는 1958년산 type I, button rewind, non-self timer 입니다.

거기다가 한가지 특별함이 더 있는데, 뷰파인더를 밝게하기 위한 구조인, 가운데의 illuminating window 가 진짜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smaller window version (창의 크기가 작은게 아니라 빗살 무늬 간격이 작음) 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이것은 유리를 사용했던 M3 를 그대로 좇은 것으로 보입니다. 96xxxx시리얼부터는 이 부분이 완전히 플라스틱으로 교체됩니다.

1. 원가절감에,

2. 경량화를 꾀할 수 있고,

3. M2는 M3와는 달리 0.72배율의 넓은 파인더이기 때문에, 더 넓게 빛을 퍼트릴 수 있는 구조(빗살)를 만들어 내기에 플라스틱이 더 용이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M3 형태를 따른 마지막 카메라로 알려진 0.72배율의 MP3, M3J에서는 이런 빗살무늬를 없앤 M3 의 유리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이는 당시 SOLM의 엔지니어들이 '별 차이 없다' 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일한 것에 대한 판단이 항상 같지는 않은 법이지요.)

환자들은 종종 아주 작은 디테일에 환장을 하게 됩니다. 저 곱디 고운 유리의 반짝거림이 보이십니까?!

Button rewind 는 초기형 M2 의 매우 독특한 상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리와인드시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현대에 이어지고 있는 디지털 M body 들은, M2의 리와인드의 버튼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美 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공통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또, 다른 것에는 없는 개성이 분명한 경우에도 눈에 띄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 M2에는 그 두가지가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초반부에 농담삼아 이야기하긴 했지만,

니콘 군주 박상인('정'상인 아님)님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니콘 황제로 도약하기 위한 '옥쇄'를 얻고자

눈물을 흘리며 제게 입양보낸 M2입니다.

향후, 정신을 차린 후에는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 명명백백합니다.

보통 저는 다른 분들의 장비를 탐하는 일이 없는데,

이녀석은 아주 오래전부터 다음 주인이 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었습니다.

사실 5년은 더 있어야 가능할 줄 알았는데,

불혹의 나이에 어울리는 뭔가를 해보겠다는 친구의 엉뚱한 상상덕에,

요구와 적절한 명분에 힘입어, 이녀석은 높은 몸값에 주인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둥지를 새로 틀은 이 어여쁜 녀석에게 더 사랑을 쏟아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상인 quanj 의 일반적인 지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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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不惑)의 만남, M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