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 2016
마이클 케냐의 홋카이도 사진들...
눈덮힌 언덕, 그 들판에 운치있게 솟아나 존재감을 알리는 나무들
그 나무들에게도 각각의 이름이 있었고,
그 언덕들이 모여 있는 고장이 바로 비에이라고 한다.
비에이가 이렇게 좋은 곳인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출발이 늦어진 상황에서 호쿠류초는 생략할 것을...
호쿠류초에서 비에이로 가려면 아사히카와현을 가로질러야 한다.
점심으로 먹었던 소바가 너무 허했는지,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눈에 보이는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갔다.
재미있는 메뉴판이 반겨주었고,
식당옆의 건물은 아이스링크 라고 했다.
일본식 햄버거 스테이크와 돈까스 셋트인줄 알았는데...
저건 햄을 튀긴 요리였다...
엄청 느끼했던...
(그래도 다 먹었다;;;)
멍청했던 하늘이 더 어둑어둑해지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벌써 오후 3시
비에이역 부근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그 곳에서 상황에 따라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낼 계획을 짜야 할 것이다.
오후 4시... 관광안내소에는 다행히 한국안내원이 계셨다.
2시간 반만을 남긴 우리에게 아주 능숙하게 코스를 짜 주셨다.
가장 먼 아오이케-시키사이언덕-신에이언덕-켄과 메리 나무-세븐스타나무 순으로 삿포로로 돌아가는 코스였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서둘러 아오이케를 향해 떠났다.
아오이케까지의 거리는 자동차로 편도 20-30분
비에이는 렌트카가 없다면 정말 체력이 많이 필요한 여행지로 보였다.
아오이케의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정말 엄청난 피톤치드 향이 흘러나왔다.
피로가 싹 달아나듯... 아주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화산에서 내려온 물이 모여 호수가 되었고,
그 낯선 물들은 나무들을 말라죽게 하였다.
그렇게 화산에서 온 물은 호수를 푸른 색으로 물들였다.
내가 한장 찍어줄 것을 그랬다...
주차장에서 호수를 반바퀴 도는데 약 10-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쉬엄쉬엄 사색도 해보고...
천천히 걸어간다...
아뿔사 아오이케의 자태에 빠져
예상했던 시간을 또 넘겨버렸다. 이곳 북해도는 해가 빨리 뜨고 진다.
2번째로 계획한 곳은 시키사이 언덕이다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니 서둘러야 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하늘은 금새 어두워졌다.
마감 20분전에 시키사이 언덕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무료,
트랙터 막차를 타고 언덕을 돌기로 했다. 비를 맞으며...
언덕 한켠에서 3분의 포토타임을 준다.
좋지 않은 날씨탓을 할 수도 있지만,
덕분에 나는 나만의 비에이를 눈속에 담았다.
천둥번개에 비가 점점 더 쏟아지기 시작해서 또 다른 일정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켄과 메리의 나무로 진입하던 중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러 차 밖으로 나갔다...
빛... 빛... 빛...
빛이 거의 없었다...
좀더 서둘렀다면...
좀더 빨리 나섰더라면 등의 후회와 탄식만 하고야 말았다.
여튼 상관없다.
나는 나만의 비에이를 담았고,
곧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
아내와 약속했다.
다음에는 더 여유있는 일정으로 이 곳에 방문하기로...
악천후 속에서
익숙치 못한 반대방향의 주행을 잘도 해내었다.
사고도 없이...
어찌보면 무모했던 렌트카 여행,
이 기억은 참으로 오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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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 주요장소 맵코드 (Biei Map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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