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리베츠, 2016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특급열차를 타고 노보레베츠까지 쉽게 도착할 줄만 알았다.
삿포로 역에서 구입했던 치즈 에그 타르트도 맛나게 먹고
그런데, 도마쿠마이 역에서 기차가 멈춰버렸다.
일본어로 방송을 하는데, 뭔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기다리라는 것 같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 기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승무원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그녀는 "We don't know." 라고 대답했다.
아니... 여기가 인도인가...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머리를 짜내어 JR 삿포로역 관광안내소에 전화를 걸었다.
그제서야 의문이 풀렸다.
태풍때문에 JR 에서 전구간 운행을 정지시켰다는 것이다.
아... "We don't know." 는 언제 출발할 지 모른다는 것이었구나...
그렇게 2시간이 지나자
기차에서 어떤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보리베츠 뭐시기뭐시기 하는 것 같은데 알 길이 없다.
제발, 이 객실안에 영어 아는 분 한 분만...
다행히도 마스크를 낀 친절한 청년이 안내를 해 주었다.
모든 기차운행은 정지되었고,
다음 역인 노보리베츠로 가는 승객부터 버스로 데려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친절한 청년을 따라서 역 바깥으로 나가보니,
JR 에서 준비한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드디어 드디어 노보리베츠로 간다...
* 노보리베츠 공식 여행 안내 페이지
http://www.noboribetsu-spa.jp/?page_id=861&lang=ko
해질 무렵, 홋카이도의 나무들...
도마쿠마이 역에서 노보리베츠 역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이 걸렸다...
아차, 벌써 시간이 오후 7시가 넘었다...
료칸을 예약한 큰 이유중의 하나가 객실내로 서빙해주는 정식 게요리 때문이었는데...
이걸 어쩌나...
황급하게 호텔로 전화를 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과 연결이 되었고,
사정을 이야기했다.
식사를 시작하는 last time 은 19:30 이지만,
그는 특별히 상황을 참작해 20:00 전에만 오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단, 20:00 를 넘겨서 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다행히 노보리베츠역에는 19:20 에 도착을 했다...
버스는 19:40에 출발,
애가 탄 우리는 택시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택시도 드물었다...
간신간신히 택시를 타고 료칸으로 출발했다.
역에서 온천마을까지 택시비는 무려 2,000엔
천재지변 때문에 돈만 깨져나가는구나...
어쨋든 잘 도착했어, 밥도 먹을 수 있어~
화이팅!!!
여행내내 잘먹었더니 점점 더 호빵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식사를 마치니,
잠자리를 셋팅해준다...
오... 서비스 좋네...
이 슬리퍼는 왜이리 작은 걸까...
불편해 죽는 줄 알았다...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하기에
우리는 온천욕을 한 후 노보리베츠 온천마을의 밤거리를 산책했다.
달이 안보이네...
뭐랄까, 노보리베츠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이 료칸은
구식의 느낌은 났지만,
그것이 불쾌하거나 기분나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아... 잘 유지 보수 관리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랄까?
자, 자기전에 홋카이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sapporo classic 이나 실컷 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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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 밝았다.
태풍이 언제 왔었냐는 듯...
화창하기만 하다...
예상대로라면 우리는 07:24 특급열차를 타고 치토세 공항으로 이동하면 된다.
다다미 방에서의 기분좋은 아침...
숙소에서 챙겨준 샌드위치 박스를 받아서,
기분좋게 온천거리를 걸어서
버스를 타고
잉? 이게 뭐지?
내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탈 특급열차에 뭔가 변동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 태풍으로 인해 취소되었단다...
아니... 이렇게 맑은데??
역장님은 우리에게 local train 을 타고
2번을 더 갈아타서 공항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아니... 갈 수는 있는데, 과연 비행기 체크인 시간까지 다다를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탈 비행기의 출발시간은 09:55
즉 50분 전인 09:05까지 치토세 공항으로 가야한다.
이상하다... 왜 사람들이 다 저쪽으로 가있지??
우리를 불쌍하게 보신 어느 할머님께서
친절하게 가는 길을 알려주셨다.
당신께서 도마쿠마이역으로 가시기 때문에
그곳까지 배웅해 주시기로 하셨다.
노보리베츠역>도마쿠마이역
도마쿠마이역>미나미치토세역
미나미치토세역>신치토세공항역
바로 위사진에서 캐리어 들고 건너갔던 중국인 관광객들은 힘들게 다시 건너왔다...
아마도 우리와 가는 곳이 같은 모양이다.
도마쿠마이역까지는 한량짜리 열차를 타고 이동한다...
느리다...
큰 일이다...
도마쿠마이 역에서 미나미 치토세 역으로 가는 열차,
그 이후는 미나미 치토세에서 치토세 공항으로 가는 열차만 타면 해결이다.
도저히 체크인 시간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tway 항공 본사와 연락을 시도했다.
치토세 공항의 tway 는 10:00 부터 전화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설상가상이다...
결국은 치토세 공항으로 전화를 해서
"태풍때문에 특급열차가 취소되어 local train 을 타고 가고 있어서 체크인 타임에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다. 5-10분만 기다려줄 수 있는지 물어봐 달라"
공항의 직원에게 부탁을 했고,
친절한 공항직원이 tway 체크인 부스에 직접 메세지를 전달해주었다.
나와 아내의 영문이름, 그리고 전화번호를 전달하였다.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해 주기로 하였고,
Hurry up! 을 강조하였다.
치토세 공항역은 국내선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국제선은 도보로 10분 정도의 거리이다.
아내와 부리나케 뛰고 또 뛰었다...
지쳐서 뛰기 어려워졌을 때쯤...
구세주처럼 공항 카트가 보였다...
그녀는 친절하게 우리를 국제선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다.
정확히 09:05 에 도착
짐도 붙이고 숨도 돌렸다.
다행히 이 시간대에 치토세 공항은 한산했다.
정말 다행이다...
숨을 좀 돌리고,
홋카이도 내에 어느 상점에 가도 다 판매하는 ROYCE 쵸콜릿을 사서...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정말 다이나믹한 여행이었어...
잊지 않을게,
굿바이,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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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노보리베츠 온천에서 삿포로나 공항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기차로 노보리베츠역, 노보리베츠역에서 온천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방법
2.공항-온천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리무진 버스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3.숙소에서 마련한 유/무료 셔틀버스 (조기에 매진될 수 있기 때문에 각 숙소에 미리 문의하고 예약해야 한다.)
노보리베츠 온천거리의 지도와 버스 시간표등을 첨부한다.
(아래 자료는 '다이이치 타키모토칸' 에서 제공한 자료이다.)
어찌보면 여행의 기본 항목이지만, 이번엔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귀국하기 전날은 공항에서 최대한 가까운 숙소에서 머물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노보리베츠로 이동해서 온천욕을 한 후 버스로 삿포로까지 이동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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